북, 화력발전소 그을음으로 대용 비료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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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성적인 비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그을음을 대용 비료로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 사태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올해도 비료 수입 전망이 암울해 농사에 큰 지장이 예견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평안남도의 한 농업부문 관계자는 4일 “그제(2일)부터 은산군 각 협동농장 농장원들이 자화비료를 생산하는 데 총동원되었다”면서 “자화비료는 순천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그을음을 재료로 생산되는 대용비료이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화비료 생산과정은 컨베이어 벨트 한쪽 끝에 전자자기장치를 부착해 놓고 농민들이 컨베이어벨트에 연재(그을음)를 삽으로 퍼 올려 전자자기장속으로 통과시키는 방식”이라면서 “이렇게 얻어진 자화비료는 토지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농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화학비료 대용으로 쓸 수 있으며 봄철 밭갈이 후 농작물 파종 시기 밑거름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자화비료 생산설비인 컨베이어벨트와 전동기, 전자자석 등은 농장분조농민들로부터 현물 알곡을 걷어들여 장마당에서 어렵게 구입했다”면서“이 같은 설비의 가동에 필수적인 전기마저 전혀 공급이 되지 않아 농장에서는 군 배전소에 따로 현물 알곡을 바치고 시간제 전기를 받아 정해진 시간 내에 바쁘게 비료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생산된 자화비료는 은산군 공장 노동자들과 주민, 학생들까지 총동원되어 달구지와 손수레로 농장까지 운송하고 있다”면서“운송거리가 20리(10km)가 넘어 추운 날씨에 주민과 학생들이 고생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농민 소식통은 “요즘 북창화력발전소 후문에 가보면 사람들이 새까맣게 몰려들어 일하고 있는데, 북창군 협동농장들에서 발전소에서 나오는 그을음재료로 자화비료를 생산하기 위해 동원된 현장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봄철농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협동농장들이 급하게 대용비료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은 8차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당국이 올해도 코로나 사태와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해 국가의 비료 공급은 전혀 없으며 이에 대처해 모든 농장들은 비료생산원천을 확보하고 대용비료를 생산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나라가 경제적 시련을 겪고 있다며 어려운 시국에 농장간부들이 정신을 차리고 대체 자원을 찾아내라고 강구하고 있다”면서 “자급 비료를 생산함으로써 정보당 알곡생산성을 높여 사회주의농촌진지를 이끌어가는 것이 간부들의 의무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각 협동농장들의 자급비료 생산실적 총화는 군 당 조직을 통해 중앙당에 보고되며 자급 비료 생산실적에 따라 농장간부들은 8차당대회결정 관철을 위한 충성심을 평가받게 된다”면서 “이에 긴장한 농장간부들이 인분거름보다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자화비료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