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나친 당자금 지적한 당39호실 ‘경흥식당’ 지배인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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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노동당 39호실 산하 평안남도의 경흥식당 지배인을 해임철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지배인은 당국이 경흥식당에 부과한 충성자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해임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2일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서양식당과 양꼬치반점 등 대규모 식당을 운영하며 국돈(내화)과 달러를 벌어들이던 노동당 39호실 산하 경흥지도국 소속 경흥식당 지배인이 지난 달 철직 해임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안남도에서 경흥식당은 당 39호실 산하 경흥지도국에 소속되어 당 자금을 마련하는 막강한 배경을 지닌 채 잘나가던 식당이었다”면서 “경흥식당 지배인이 갑자기 철직 해임된 것은 식당수익금을 당자금으로 바치는 문제와 관련해 경흥지도국 상부 간부와 마찰을 빚은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봄부터 외화난으로 인한 당자금마련에 바빠맞은 당 39호실 산하 경흥지도국에서는 평성의 경흥식당뿐 아니라 산하의 모든 기관들에 매달 당에 바치는 수익금 계획을 두 배로 올렸다”면서 “이에 경흥식당 지배인은 코로나사태로 식당운영이 어려운 판국에 상부에서 할당한 당자금 계획이 너무 세다며 이의를 제기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당 지배인에 개인적 앙심을 품은 경흥지도국 간부는 평안남도 도 검찰소에 경흥식당 지배인의 비리를 검열하도록 조치하고 지배인의 부정부패자료를 만들어 중앙당에 보고했다”면서 “이에 중앙에서는 당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실로 비사(비사회주의) 행위를 일삼고 개인축재를 저지르면서도 당에 바치는 자금에 불만을 표출했다는 혐의로 경흥식당 지배인을 철직 해임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3일 “평성시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던 경흥식당 지배인은 여성 돈주였다”면서 “그는 몇 년 전 개인자금을 투자해 3층짜리 경흥식당을 건설한 후 당 39호실 산하 경흥지도국 간부들과 협상을 벌여 경흥지도국 소속 식당으로 개업하고 양꼬치구이 설비 등 다양한 식당 설비들을 중국에서 직접 수입해 좋은 영업실적을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젊고 배짱있는 여성 지배인은 당 39호실 산하 경흥지도국 간부들과의 약속대로 수 년 동안 식당수익금 중 상당부분을 충성자금으로 당에 바쳐왔다”면서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식당운영이 불경기인데도 식당 수익금을 과다 징수하려는 경흥지도국 상부와 의견 충돌을 빚다가 비사회주의 검열에 걸려들어 철직 해임되고 식당건물과 설비 등을 모조리 회수당해 졸지에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몰수된 경흥식당 건물과 설비들은 국가의 조치로 평성 상업관리국 급양관리소로 넘어가 국영상업망 식당으로 등록되었다”면서 “이를 두고 돈주들과 상인들 속에서는 아쉬울 때면 돈주들을 내세워 당자금을 빼먹다 언제든지 수틀리면 돈주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당국의 행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