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강타 ‘링링’, 2012년 ‘볼라벤’과 닮은 꼴...태풍대비 안전수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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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기상청은 초강력 태풍 ‘링링’이 지난 2012년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남긴 태풍 ‘볼라벤’과 유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홍승욱 기자가 태풍에 대비한 안전 수칙을 전해드립니다.

6일 기준으로 한반도를 향해 빠르게 북상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링링’.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반도를 덮치며 막대한 피해를 남긴 태풍 ‘볼라벤’과 닮았습니다.

우진규 한국 기상청 예보분석관: 태풍 ‘볼라벤’은 현재 북상하고 있는 제13호 태풍 ‘링링’과 이동경로 측면에서 비슷합니다. ‘링링’은 지금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는 시점에서 중심기압이 955헥토파스칼 정도로 예상돼 ‘볼라벤’보다는 좀 더 강할 것으로 보이고 경로나 중심기압이 굉장히 낮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큽니다.

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세력을 보이는데 ‘링링’의 중심기압이 ‘볼라벤’보다 낮다는 설명입니다.

1959년 이래 한국에 불었던 강풍 가운데 역대 6위에 해당했을 정도로 강했던 태풍 ‘볼라벤’은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볼라벤’과 뒤이어 한국을 덮친 태풍 ‘덴빈’ 때문에 입은 한국의 재산 피해액은 약 5억 3천만달러, 실종되거나 사망한 인원은 40여 명에 달했습니다.

북한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국제적십자사(IFRC)는 북한 정부의 통계 자료를 인용해 이미 홍수로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태풍 ‘볼라벤’이 겹쳐 피해 상황이 악화됐다며 태풍 때문에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지역은 평안도, 황해도, 함경북도, 자강도 등으로 농경지 침수와 함께 수천 개의 가옥이 물에 잠겼습니다.

해안도시인 강원도 원산 출신의 탈북자 이주성 씨는 북한의 경우 산림이 훼손돼 나무가 많지 않아 산사태가 잦아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이주성 씨: 농촌에서는 태풍이 온다고 하면 물도랑을 치고 인력이 총동원되는 거죠. 일반적인 인력 뿐 아니라 공장, 기업에서도 총동원돼서 돌로 옹벽을 쌓는 등의 작업을 하는데 피해를 미리 방지하는 게 아니라 피해가 발생한 뒤에 수습하는 것입니다. 태풍이 불면 정말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 씨는 태풍이 불면 노후된 건물에서 떨어져 나온 기왓장 등에 맞아 사람이 다치는 경우도 잦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태풍·호우 대비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 등 위험한 곳을 피하고 안전한 곳으로 곧장 대피해야 합니다.

실내에서는 문과 창문을 닫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야 합니다.

또 개울가나 하천변, 해안가 등 침수 위험지역에서는 급류에 휩쓸릴 수 있으니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건물에 설치된 간판이 강한 바람에 떨어질 수 있어 걸어다닐 때는 머리 위를 잘 살펴야 합니다.

농촌 지역에서 논둑과 물길 점검 등은 태풍이 그칠 때까지 미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국 기상청은 태풍 ‘링링’이 연평도 부근을 지나 북한에 상륙하는 7일 오후 쯤에는 중심기압 865헥토파스칼 정도로 강한 세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우진규 한국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국과 맞닿은 경계선상부터 서쪽 지방까지 강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오는 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