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내 시장의 축소로 장마당에서의 경제활동을 도맡아온 여성들의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4년 탈북한 현인애 이화여대 초빙교수는 25일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북한 내 시장에 상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시장 경제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됐고 특히, 북한 여성들에게 그 피해가 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인애 초빙교수는 이날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개최한 북한여성사회연구 온라인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 여성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돈을 주고 노동력 동원에서 빠질 수 있었지만 현재는 돈이 없어 그렇게 하지 못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인애 이화여대 초빙교수 :그러다 보니까 여성들의 시장 활동이 타격을 받게 되고 또 사회주의 시장이 강화되게 되면 결국은 국영경제가 강화되다 보니까 여성들이 지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로 원자재가 부족해 자원을 동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까지 동원해 노동력을 통한 경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주로 남성들이 노동력 동원을 위해서 지역, 가정을 떠나게 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이 가정생활을 책임지는 여성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최근에는 여성 동원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 동원이 증가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들이 줄어들게 됩니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부원장 또한 북한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시장 경제 영역에서 더 많이 활동해왔기 때문에 국경 폐쇄로 인한 밀무역 중단, 시장 활동의 축소, 물가 불안정 심화는 남성보단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에 더 큰 영향력을 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저스틴 헤이스팅스 시드니대 교수는 시장 붕괴로 북한의 여성들이 시장 내에서 이룬 지위를 잃으면 연줄이 있는 엘리트 남성들의 입지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여성들이 그동안 비공식 부문인 시장에서 얻었던 이득이 다시 공식 부문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같은 학술회의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을 통해 휴대용 저장장치인 SD카드와 USB에 한국의 예능과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비공개로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휴대용저장매체를 북한으로 보내고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는 한국 통일부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선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3월 9일 대북전단금지법 해석지침을 발령해 “제3국에서 전단 등을 살포하는 행위는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학술회의에선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링크가 8명의 탈북 청년을 인터뷰해 지난 2017년 제작한 다큐멘터리인 ‘장마당 세대’도 상영됐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