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북 주민, 수용시설에서 겨울 보내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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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 북 주민, 수용시설에서 겨울 보내 사진은 군부대를 투입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에 지은 살림집(주택) 모습.
연합

앵커: 작년 여름 태풍피해로 집을 잃은 일부 북한주민들이 아직도 새 주택을 배정받지 못해 임시 수용시설에서 추운 겨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에서는 새 주택과 함께 김정은의 특별 선물로 살림도구일체를 전달했다고 선전하고있지만 선물을 현물로 받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 은파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지난해 여름 심한 태풍피해를 입은 은파군 일대에는 아직도 집이 없이 탁아소나 유치원, 김일성-김정일 연구실 등 임시 수용시설에서 힘겹게 겨울을 나는 주민들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 큰 태풍피해를 입은 은파군, 봉산군, 린산군, 서흥군, 평산군 일대에서만 수천 채의 살림집들이 물에 잠겨 전파되거나 부분 파손되었다”면서 태풍피해가 발생한 직후 최고존엄(김정은)이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새 살림집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성해 피해 주민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보장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에서는 최고존엄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군인들과 돌격대를 집중 배치해 살림집 800호 건설 속도전을 전개했고 태풍피해가 난지 두 달만인 1017일 새 살림집 건설 완공식을 열고 피해 주민들의 새 주택 입사행사를 요란하게 치렀다면서 당시 조선중앙텔레비죤과 노동신문 등 관영언론들은 새 주택 입사증과 김정은의 (살림도구)선물을 전달 받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앞다퉈 보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800여 세대의 살림집을 두 달 만에 완성하려다보니 세멘트 등 건설자재 부족으로 부실공사가 이어졌고 그나마 내부 마감공사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완공식을 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주택에 입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수용소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 돈을 들여 위생실(화장실)과 부엌 등 내부 공사를 자체로 해결한 뒤 입사했으나 추운 날씨에 난방도 안 되고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데다 부실공사로 인해 벽체가 갈라지거나 누수현상이 심해 수리를 포기하고 다시 친척집이나 임시 수용소로 되돌아 간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일부 주택은 세멘트보다 모래가 많은 건설재로 벽체를 쌓다보니 지붕이 내려 앉아버린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부실 주택을 받고도 주민들은 최고존엄에 대한 감사의 만세를 불러야 했다”면서 “지난 해 입사행사 당일에 주민들에게는 ‘선물주택 입사증’과 최고존엄의 선물명세서도 함께 전달되었지만 당시 텔레비죤에 등장한 몇몇 주민 외에 나머지 주민들은 선물 현품을 아직까지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강원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해 김화군 일대를 덮친 태풍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고 거리에 나 앉았다”면서 “최고존엄의 즉각적인 피해복구 지시가 내려지는 바람에 주민들은 곧 새 살림집이 완공될 것으로 기대하며 임시 거처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집을 잃은 주민들은 군당위원회와 농장 관리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농장 선전실과 인근 기업소 회관에 임시 수용되었다”면서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새 살림집 완공이 지연되면서 대부분의 피해주민들은 임시 거처에서 불편하고 추운 겨울을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피해 주민들에게 2~3개월 안에 새 살림집을 지어준다고 선전하면서 ‘선물주택 입사증’과 최고존엄의 ‘선물명세서’까지 전달했지만 해가 바뀐 지금까지 새 살림집은 감감무소식”이라면서 “일부 완공된 주택에 입주한 주민들도 수도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벽체와 천정의 누수현상 등으로 집을 자체로 수리하느라 생계활동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고존엄의 특단의 배려라고 선전하면서 태풍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된 선물명세서라는 걸 보면 TV, 이불, 이불장, 부엌세간(그릇 세트), 가마(알루미늄 솥), 수입 쌀(25kg), 식용유(5kg) 등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물품들”이라면서 “그러나 텔레비죤이나 노동신문 사진에 등장했던 몇몇 주민외에 이런 선물을 현물로 받았다는 주민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해 1113일 함경북도의 주민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지시로 태풍피해 주택복구작업에 동원된 평양수도당원사단 돌격대와 군부대들이 건설한 살림집들이 자재 부족과 경험미숙으로 부실공사로 끝나 주민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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