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난이라면서 가공식품 수출은 증가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8.16
nk_food_pkg-620.jpg 현재 홍콩 ‘북한상품종합판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북한산 국수들.
RFA Photo/김지은

앵커: 식량난을 이유로 국제기구들에 식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북한이 가공식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외 시장에 나온 북한 가공식품은 주원료가 밀가루인데 원조 받은 식량을 외화벌이 목적으로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홍콩의 한 소식통은 13일 “홍콩을 찾는 외국인들 속에서 북한무역회사가 직영하는 북한상품판매점이 인기가 있다”면서 “여러가지 예술품과 화장품, 의약품, 건강식품, 우표 등을 팔고 있는데 특히 밀국수, 감자국수 등 즉석가공식품이 눈에 띤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밖에도 술, 맥주, 사탕, 과자, 단묵(젤리), 김, 국수 등 다양한 식품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홍콩의 북한상품종합판매장을 둘러보면 북한이 실제로 식량부족을 겪고있는 나라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 가공식품의 주원료는 밀가루 등 알곡(곡물)류인데 러시아 등 외국에서 들여온 밀가루를 주민들에게 풀지 않고 재가공해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외화벌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초부터 러시아에서 밀가루를 대량으로 지원했는데도 북한 장마당에서 밀가루 값이 계속 오른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식품 중에서는 삼색의 ‘속성국수’가 인기인데 어디서나 물만 부으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면서 “평양시 문수식료공장에서 만든 ‘록두국수’(녹두국수)와 국사봉식료공장의 ‘속성국수’는 홍콩을 찾는 국제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시의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14일 “북조선이 해외에 수출하는 식품 설명서에는 주원료가 ‘밀가루, 농마가루, 강냉이가루, 메밀가루’로 표기되어 있다”면서 “이런 식품들에 대해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원한 밀가루를 주민들에게 공급하지 않고 수출상품으로 재가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둥세관주변에도 북조선상품을 판매하는 매점들이 많다”면서 “중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북조선 식료품 중에는 각종 국수를 비롯해 술, 과자 등 식품류가 인기를 얻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식품은 대부분 평양에 있는 식료가공공장들에서 제조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국수와 과자, 사탕, 젤리 등의 주원료는 밀가루와 빠다(버터), 사탕가루인데 이런 식품원료가 어떤 경로로 북조선에 들어갔는지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식량부족으로 주민이 영양실조를 겪고있는 나라에서 만든 상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가공식품이 중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면서 “북조선이 극심한 식량난을 이유로 국제사회에 손을 벌릴 게 아니라 우선 해외에 수출하는 식품을 주민 대상 공급으로 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던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이 기구가 북한에 지원된 식량에 대해 분배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식량이나 그 외의 어떤 지원도 공여국들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면서 세계식량계획은 지원된 식량의 분배가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파악할 감시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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