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속에서 서양 무용 강습 인기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8.11.23
dance_performance-620.jpg 음악 무용 공연을 관람하는 북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주민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양 춤(댄스)을 배우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본주의에서나 유행할 법한 라틴 댄스나 디스코 춤을 배우기 위해 경력 있는 춤 강사에게 적지 않은 교습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요즘 먹고 살만한 형편의 주민들 속에서 잘 먹고 잘 노는 게 하나의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관념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서 “현재 유행하는 춤을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 받기 때문에 서양무용교습을 받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 도심이나 시골을 돌아 다니며 원하는 주민들에게 무용을 배워주는 개인교습 강사들이 많아졌다”면서 “가까운 거리는 물론 상당히 먼 지역까지 교습비만 충분하면 무용을 가르쳐 주는 무용 강사들이 출장교습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잦은 정치행사로 인해 주민들 속에서 춤추며 노는 풍조가 보편화 되었는데이런 풍조가 서양춤 배우기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선호하는 무용은 행사 때 추는 전통 조선춤이 아니라 디스코, 블루스 같은 자본주의 춤과 차차차, 삼바, 탱고 같은 중남미(라틴) 춤으로 이런 춤을 배우기 위해 젊은 층과 여성들은 교습비용을 아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생일이나 기념일이면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들끼리 모여 춤과 노래를 부르며 노는데 대개 막춤이나 디스코로 분위기를 살린다”면서 “하지만 돈을 들여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 추는 춤과 일반 막춤에는 큰 차이가 있어 젊은이들이나 여유 있는 여성들은 어떻게나 무용 교습을 받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무용강사가 인기를 끌자 예술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돈벌이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교습 대상을 모집해 세계적인 명곡에 맞춰 브루스나 중남미 춤(라틴 댄스)을 배워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주민들의 기념모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노래와 춤”이라면서 “젊은층과 40대~50대의 가정주부들 속에서 전문적인 춤을 배우는 게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춤 교습비도 각양각색이어서 지방예술대학을 나온 강사들은 아무리 잘 배워줘도 한달 교습비용이 중국돈 100위안 정도지만 평양음악무용대학(김원균예술대학) 출신 강사에게 교습을 받으려면 월 300달러는 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반주민들은 경사 모임에서 대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온몸을 마구 흔드는 막춤을 춘다”면서 “춤을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좋은 음악에 맞춰 추는 전문적인 춤에 대한 동경심이 주민들 속에서 싹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젊은이들 속에서는 외국 명곡과 디스코 등 서양춤을 모르면 친구들 축에 끼지 못한다”면서 “당국에서는 자본주의 퇴폐 문화, 반동적인 예술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친지들 모임이나 외진 곳에서 펼쳐지는 무도회에 대해서는 특별히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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