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토끼가죽 과제수행 위해 토끼 공동사육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11.29
rabbit_farm-620.jpg 함경북도 김책시 상평축산전문협동농장 농장원들이 토끼를 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이 인민군대 지원물자로 각 기관 기업소 별로 토끼 가죽을 바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기관기업소들이 토끼가죽과제 완수를 위해 공동축사를 조성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 학생들과 직장 종업원들이 당국이 부과한 토끼가죽 과제 수행을 위해 공동토끼축사를 조성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인민군대를 지원할 데 대한 당의 방침에 따라 기관 기업소별로 많은 량의 토끼 가죽을 바쳐야 하는데 도시에 있는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토끼를 사육할 형편이 안 돼 공동사육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최고존엄이 밝힌 방침에 따라 전체 인민이 인민군대 지원에 떨쳐 나서야 한다면서 인민군에 지원할 토끼가죽을 바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학생이든, 직장 종업원이든 무조건 연말까지 1인당 토끼가죽 2매씩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나라에서는 ‘토끼 세 마리가 황소 한 마리의 풀을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풀이 귀한 도시에서 토끼를 기르기는 아주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3~4명씩 있는 주민 세대들에서는 평균 6~8마리의 토끼 가죽을 바쳐야 할 형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고층 아파트나 한 건물에 4세대, 8세대가 모여 사는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토끼의 배설물 악취 때문에 사육이 불가능하다”면서 “토끼를 사육할 여건이 안 되는 도시 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장마당에서 토끼를 사서 과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당국에서 인민군대를 지원한다면서 토끼가죽 과제를 부과하는 바람에 각급 학교 기관, 기업소들이 토끼 사육에 떨쳐 나서고 있다”면서 “과제물로 지정된 토끼 가죽은 그 크기와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장마당에서 어미 토끼 한 마리 가격이 중국 돈 30원까지 오르고 그나마 공급이 모자라 더 오르게 되자 공장 기업소들에서 토끼를 공동사육하기로 결정하고 사육장 건설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청진시 청암구역에 있는 버섯공장, 가정용품 공장, 편직물공장, 은하피복공장 등 많은 공장들이 경쟁적으로 토끼축사를 지었다”면서 “일부 기업소들은 자기네 부업지(전답)에 토끼 축사를 조성해 토끼 과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해마다 이맘때면 인민군대 지원과제를 수행하느라 모든 기관 기업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면서 “특히 올해 들어 토끼가죽을 무조건 바치라고 다그치는 바람에 직장 종업원들과 주민들이 토끼를 사육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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