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달부터 중국 휴대전화로 불법 통화하는 주민에 대해 엄격히 단속하고 있는데요, 좀처럼 느슨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 한 명까지 뿌리 뽑겠다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불법 휴대전화에 대한 집중 단속이 여전히 삼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내부를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부지방에 사는 취재협력자의 말을 인용해 "보위성이 주도하는 이번 불법 전화 단속은 마지막 한 명까지 뿌리 뽑는다고 한다"며 중국과 전화한 사람은 물론 주변 인물까지 붙잡아 조사하는 상황이라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한 (한국과 연계된) 불법 통화를 뿌리 뽑으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지난달부터 국가보위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이번 단속은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을 적발했던 과거의 단속에서 나아가 앞으로 사용할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까지 조사하는 것은 물론 처벌 수위도 한층 높아졌는데, 마지막 한 명까지 뿌리 뽑을 정도로 단속이 매우 강화됐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5월 중순부터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한 불법통화 단속이 심해졌습니다. 외부 정보가 북한 내부에 유입되거나 내부 정보가 바깥에 나가는 통로가 바로 중국 전화기의 사용이지 않습니까? 단속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근절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마지막 한 명까지 뿌리 뽑는다는 식으로 단속이 심해졌다고 하니까 이전에 없었던 수준으로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 같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과거에 불법 전화의 사용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전과자까지 불러들여 '서약서'까지 받고 있습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서약서에는 직접 지난날 잘못했던 내용을 쓰고 '법기관에서 관대히 용서받았으며 또다시 이런 짓을 하면 그 어떠한 법적 처벌도 이의 없이 받겠다'라는 내용을 씁니다. 그리고 날짜와 손도장을 찍는데, 과거에 전과가 있는 사람은 다 서약서를 받는 것 같다고 취재협력자는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도 직접 취재협력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처럼 삼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Ishimaru Jiro] 많이 느끼죠. 전화를 하면 1~2분 통화하다 조금 뒤 다시 하겠다며 끊어버립니다. 계속 기다리다가도 그날 전화가 안 올 수도 있고요…
이시마루 대표는 함경북도 회령시 인근의 전거리 교화소에 중국 전화기를 사용하다 적발된 사람이 적지 않게 수감돼 있다며 과거에 불법통화 사용자는 노동단련대형에 그쳤지만, 지금은 무조건 교화소형이 상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오늘날 교화소에 들어가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전화 통화도 목숨을 걸고 해야 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과 전화하는 사람은 한국의 임무를 받은 자'라고 단정하고 직접 지시를 통해 '불법 전화 사용'과 '정보 유출'의 차단을 시도하고 있으며 탈북자 가족, 과거에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사람, 심지어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해 한국과 연관된 자는(적선) 무조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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