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소연평도 어업지도선 공무원 실종…북 해역서 발견 정황”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0.09.23
yeonpyungdo.jpg 한 어선이 소연평도 앞 해상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한국군은 지난 21일 서해 남북 접경 수역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측 기준 서해 최북단인 소연평도 부근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한국 공무원이 지난 21일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23일 지난 21일 낮 12시 51분께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군 첩보에 의하면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은 실종 경위, 경로 조사와 함께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종자는 전라남도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47세 해양수산서기로 실종 당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승 선원들은 점심시간이던 21일 오전 11시 30분께 실종된 공무원이 보이지 않자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지만 선상에서 신발만 발견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종자는 서해 소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10여km 떨어진 곳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1일 신고 접수 후 한국군과 경찰은 현재까지 실종해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했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군 당국은 실종자가 조류에 휩쓸려 북측으로 넘어갔을 가능성과 월북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나 남북 군 통신선, 유엔사 등을 통해 북측에 사실 확인을 시도하고 실종자가 북측에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 소환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남북 간 공식 연락선이 단절된 상황이지만 이번 사건이 사고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북한이 사실 확인과 실종자 소환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 북한이 계기가 없어서 남북관계 개선을 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에 발표한 정면돌파 노선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한다고 봅니다. 그 핵심이 미북관계 하위에 남북관계를 둔 것인데 미북관계가 개선되고 진전이 있어야 남북관계도 의미있다는 겁니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뭔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 통일부도 관계 당국의 확인과 분석이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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