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회령세관앞 국경시장 개장준비
2005.09.15
북한은 두만강 연변 국경도시인 회령세관 앞에 국경시장을 만들어 중국 상인들에게도 판매대를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의 북한소식 전문 인터넷 보도기관인 데일리 NK가 14일 보도한 회령국경시장 내용을 중심으로 자세한 내용을 이진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데일리 NK의 곽대중 논설위원은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 조선족의 말 등을 인용 중국인들을 유인하기 위해 함경북도 회령 세관 앞에 북한의 상설 시장과는 전혀 다른 국경시장이 오는 10월 개장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곽대중: 함경북도 회령에 최초로 국경시장이 들어서는데 그 크기는 가로가 약90미터 세로가 45미터 정도의 축구장만한 건물입니다. 가로에 건물이 두 개씩 4개, 세로에 2개씩 6개동을 이뤄졌습니다.
기존의 북한 시장과는 다르게 중국 상인들도 여기에 판매대를 만들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중국 상인들이 과거에 물건을 팔 때는 세관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들어 왔는데 앞으로는 직접 이 시장에 들어와서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같이 새로운 형태의 국경시장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관련 상품을 보다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대규모의 합법적인 시장을 개장해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동시에 국가는 시장세금을 더 걷을 수 있는 효과를 염두엔 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002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여성 이순자씨는 자신이 중국에 있을 때부터 회령시장 이전 소문이 돌았으며 현재 회령시 망향동에 있는 회령시장은 위치적으로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순자: 회령 시장이 망향동 갠또랑을 중심으로 갠또랑을 건너서 크게 앉았다고 범위가 컷어요. 그 시장은 크지만 아무래도 개방해서 외국 사람들이 나와서 장사를 하게 되면 나라 적으로 위신 문제도 있고 ... 위치가 좋지 못하고 영 불편해요. 강을 건너서 다녀야 하는데 다리를 건너가게 되면 쭉 내려가야 하고 사람들이 흔히 물을 건너서 다녔지.
이씨는 북한의 대규모 시장과 관련 청진의 수남시장은 회령시장 보다 더욱 규모가 컸다면서 식품은 물론이고 텔레비전, 녹음기 등 전자제품 까지 모든 생필품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북한의 시장은 늘 붐볐다고 말합니다.
이순자: 아침 일찍 열어요. 1일, 11일, 21일 초하루 장인데 이날은 기차 타고 지방에서도 오니까 밤늦게까지 문을 엽니다. 장날에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사러 오는 사람도 많거니와 또 시골에서 내것을 팔려고 오는 사람도 많아요.
산에 가서 나물을 뜯어서 데워서 나물을 만들어서 보따리에 해서 파는 사람도 많지, 중국 사람도 많이 와요. 그런데 전등 같은 것도 없어요. 그저 어두우면 못하니까 자연히 헤쳐지거든...
무산 출신의 또 다른 탈북여성 김숙자씨는 자신이 지난해 4월 무산농급시장에서 장사를 할 땐 공업품을 파는 사람만 4백 여명이나 됐다면서 남한과 달리 매대(자판) 크기는 동일했으며 장사를 하기 위해 매일 장세를 냈었다고 말합니다.
김숙자: 우리 신랑이 매대를 북한 돈으로 3만원에 팔았다고 해요. 내가 나올 땐 장마당 세를 하루에 80원씩 줬어요. 북한은 크기는 다 동일하게 1미터 20씩 나눠줍니다. 그리고 한 줄에 60명씩 양쪽으로 합해 120명이 마주 보고 앉아 장사를 합니다. 공업품, 천, 신발, 잡화, 학습장, 화장품 매대가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큰 사장에는 늘 중국상품이 거래가 됐으며 지난 97년 중국 사람들은 북한시장 옆에 중국 시장을 따로 조성해 장사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주로 북한주민들이 중국상인들로 부터 물건을 받아서 다시 내다 파는 형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탈북자 이복만씨는 설명했습니다.
이복만: 99년까지 무산에 중국시장을 따로 만들어서 한 2년 하다가 없앴고 그 다음에 다시 농급 아래 큰 시장은 중국시장하고 같이 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 사람들은 집에 앉아 따로 팔고 상품을 북한 사람들이 중국 사람에게 외상으로 받아와서 팔고 난 뒤에 돈을 중국 사람에게 납부 시키고...
현재 중국에서 북한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는 조선족 박기만씨는 대규모 무역을 하는 경우를 빼고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소규모 보따리 장사들은 지난해 보다 훨씬 그 수가 줄었다며 아직 왕래가 활발한 곳은 나진, 선봉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박기만: 보따리 장사인데 지금 되는 것이 크게 없습니다. 조선 가서 팔릴 만한 것이 없습니다. 작년까지는 중고 옷하고 식품이 좀 되고 했는데 지금은 값이 맞지 않아서 잘 안 됩니다.
보통 통행증을 가지고 가면 유효 기간이 반년이 됩니다. 우리가 보통 친척 방문을 간다고 하면 유효 기간이 한 달 정도 그러면 인민페 몇십원이면 됩니다. 내가 듣기로 청진이나 함흥이든 왠만한 북한 도회지 장마당에 널린 물건은 나진으로 들어가고...
한편 회령에 건설중인 국경시장의 역할과 관련 남한의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경시장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민통제와 국가수입을 위한 북한 당국의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승철: 주민들을 위한다면 시장의 자유거래가 가능해야 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조절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북한이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영내에다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중국 쪽에 물건을 내다 파는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보면 밀수, 일탈적인 상거래를 하는데 제도권 안으로 몰아넣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데일리 NK는 현재 회령시 망향동에 있는 회령 시장은 조만간 회령 남중학교로 자릴 옮길 것이며 학교는 학생숫자가 줄어 다른 학교와 통폐합 되면서 폐교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진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