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진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호전된 것은 아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그동안 비축했던 쌀을 최대한 방출한 때문이라고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남한의 한 농업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중요 평야지대인 정주와 함흥, 배천 등 대략 30만 핵타의 농경지를 둘러본 남한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가서 본 북한은 달랐다고 말합니다.
권태진: 정상적으로 논,밭에 가서 일을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사람들이 모여서 점심 먹으로 집에 갑니다. 그리고 점심 먹고 나면 모여서 논, 밭에서 총화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녁이 되면 또 시간에 맞춰서 집에 갑니다. 그러니까 그야말로 경제활동 자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옛날에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많이 다닙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사람들을 거의 본적이 없고...
북한은 최소 곡물 소요량이 530만 톤 정도로 지난해 생산된 곡물이 430만 톤 정도이고 보면 분명 수치상으로 100만 톤 정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남한을 비롯한 외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없고, 곡물 수입도 크지 않은 시점에서 이렇게 안정적인 생활모습을 보이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말합니다.

권태진: 평야 근처 도시 변두리를 보면 자판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매대도 많이 늘어나고 도시는 상업 활동이 전보다 활발한 것 같습니다. 활발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어려워서 활발한건지 자유로운 건지 저도 잘 분간이 안가지만 적어도 경제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는 그나마 사회가 돌아가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죠.
이같이 북한이 식량수급에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남한에서 지원할 쌀 40만 톤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권태진 연구위원은 해석했습니다.
권태진: 비축을 최대한 방출한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현재 북한을 둘러싼 국제환경 자체가 비교적 괜찮아 보이고 북쪽이 지금 2.13 합의 자체도 파기 하지 않으려는 한다고 저 나름데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런 상황에서 언제든지 남쪽의 지원은 시간의 문제지 언젠가는 쌀 차관을 이끌어낸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적정한 재고를 유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낮추면서까지 방출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식량 사정을 말하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자력갱생 등 먹는 문제를 북한 스스로 해결 하게 됐다는 성급한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권 연구원은 말합니다.
권태진: 북한의 식량사정이 괜찮더라 하는 것으로 잘못 될까 굉장히 두렵고요. 저희 분석에 의하면 북한의 식량사정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수급에서 북한 식량이 거의 바닥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렵더라도 분배가 제대로 되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데 그래도 나름대로 북한당국이 식량배급을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까지는 배급을 주기 위해서 최근 한 2년은 노력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그런 부분이 작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식량 사정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 남북 농업분야 협력사업과 민간단체들의 농업지원도 밑거름이 됐다고 권 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권태진: 뭐니 뭐니 해도 우리 남쪽의 식량차관과 비료의 무상지원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틀림이 없고 이면에는 민간사업 단체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민간단체의 사업들이 초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 와서 북쪽에서 그 사업들의 가치를 지금에서야 인정을 하는 겁니다.
6월을 잘 넘기고 7월이 되면 감자수확, 보리, 밀 수확을 하면 이것이 한두 달 동안은 억지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7-8월은 버티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다시 9월이 어려울텐데 그때가 되면 큰 대책이 없는데 그것을 넘기면 10월에는 다시 수확을 하게 되니까 그렇게 근근이 견뎌 나갈 겁니다. 올해는 ...
북한의 식량사정이 다소 나아졌다하더라도 농업부문이 실패한 북한의 식량사정은 남한의 식량지원이나 외부의 지원이 없다면 자체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식량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