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탈북자의 강제 북송만은 자제해야” - 인신매매 피해 탈북자
2006.03.31
미 백악관은 지난 30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해 중국 정부의 탈북여성 강제북송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 여성들도 중국에서 보고 또 직접 겪었던 참혹한 인신매매 상황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만 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올해 28살의 탈북자 이신 씨는 지난 98년 북한을 탈출했지만 5년간 중국에 머물다 2003년에야 남한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최근 유럽 벨기에에서 개최된 제3회 국제 북한인권대회에 참석해 자신이 직접 경험한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상황을 증언했던 바 있습니다.
이 씨는 지난 29일 남한 국회에서 열린 이 대회 성과보고회에도 참석해 중국에서 이집 저집으로 팔려 다녔지만 이런 대접은 응당 받아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신: 제가 중국에 5년간 체류하면서 북한 여성들이 이집 저집에 팔려 다니고 정말로 물건 취급을 받는 이야기를 하려면 끝이 없다. 저희는 목숨 하나를 구하고 밥 한 숟가락이 그리워서 중국으로 왔기 때문에 팔려 다닌다고 해서 불만을 못해봤다. 내가 목숨을 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남에 나라 땅에 왔는데 응당히 그만한 일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꾸 중국 얘기하면 목이 먼저 멘다.
이어 이 씨는 탈북자들이 목숨을 걸고 남한까지 오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그냥 살 수 있도록 중국당국이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만은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신: 저는 중국정부에 우선 바라는 것은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달라고는 안하겠다.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 북송만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희가 살자고 온 사람이니까 팔지 말라 팔아라 이런 말은 못하겠다. 제발 북송만은 말아달라.
또 중국에 진출한 많은 남한 기업들은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서 이들이 중국에 정착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신: 중국의 청도, 위해, 광주나 연길 쪽에 한국 기업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일자리를 정부가 알아봐주는 것처럼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도 탈북자들을 받아들여줘 일할 수 있는 기회만 준다면 그곳에 정착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목숨을 걸고 한국까지 오지 않는다. 한국에 오면 너무나 좋은 삶이 기다리지만 목숨을 걸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씨는 중국 내 탈북자들을 위해 남한 정부가 중국에 대한 실질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지난 98년 탈북 해 중국에 머물다 2002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 여성 문현옥 씨도 지난 22일 남한에서 열린 한 민간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 내 탈북여성들의 비참한 인신매매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문현옥: 13명의 북한 여자를 팔아먹은 젊은 남자가 있었다. 당시에는 인신매매가 뭔지 중국으로 여자가 팔린다는 것이 뭔지 잘 몰랐다. 한 사람에 중국 돈 만원, 남한 돈으로 지금 120만원 정도에 팔렸다. 그 중 한 여자가 중국 집에 팔려갔는데 아버지부터 혼자 살고 엄마는 달아나고 아들만 세 명이 있는데 모두들 장가를 못간 상황이었다... 결국 못 참아 그 여자는 도망 나왔고 북한으로 넘어왔다. 여자들이 세 단계, 네 단계에 걸쳐 팔려 다닌다.
한편,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 난민을 받아들일 것이며 특히 탈북자 중 인신매매의 대상이 된 여성과 어린이들을 우선 난민지위 부여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양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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