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 대사 “어린이 건강 최우선”…현실은 ‘영양 부족·발육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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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유엔총회에서 "북한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영양 등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은 어떨까요?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성 대사는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어린이는 국가 발전과 인류 미래와 직결된다’며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먼저 선진국의 어린이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인권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부 국가에서, 어린이 학대와 강제노동,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의 재정상황에 관계 없이, 정부의 개선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나라들과 달리,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과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고,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 어린이들에게 영양, 건강, 교육,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매일 제공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의료용품과 영양식품을 국가가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 아동권리 협약에 따른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현실은 그의 주장과 다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나 의학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공급 실태는 열악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 등을 분석해 한국모자보건학회지가 7월에 게재한 논문(The Present and Future Status of Maternal and Child Health From the Perspective of Unification Medicine)에 따르면, 북한 영유아는 한국보다 만성영양불량률은 10.6배, 급성영양불량률은 3.6배, 저체중률은 1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에서, 북한은 1천명당 19명이 사망했고, 한국은 1천명당 3.7명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5월 CEP 소아과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에 게재된 ‘탈북아동의 건강상태 변화와 탈북아동의 건강문제’ 논문에 따르면, UN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 내에 거주하는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한국 어린이보다 키가 6~7cm 작으면서 체중은 3kg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 13cm, 7kg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북한 어린이가 한국에 가면, 시간이 지나면서 키가 잘 자라고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이 하나원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탈북 직후의 북한 어린이는 한국 어린이보다 키가 최대 16.3cm 작고, 몸무게는 최대 15.3kg 적었습니다.

하지만 탈북 어린이가 한국에 2년 거주한 뒤에는 달라집니다. 발육부진 비율은 11.4%에서 5.7%로 줄고, 저체중 비율은 14.3%에서 1.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 처음 도착한 탈북 어린이의 비만 유병률은 1.4%, 2년 뒤에는 5.7%, 4년 뒤에는 9.1%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