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로 동·서해상에 설정된 해상완충구역에 포탄 13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포 사격은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여 만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이날 오후 3시쯤부터 각각 동·서해상으로 발사된 포병 사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탄은 모두 130여 발이 발사됐고, 탄착지점은 NLL, 즉 북방한계선 북방의 해상완충구역 안입니다.
한국 군은 포 사격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해상완충구역 내에 이뤄진 것으로 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 통신을 여러 차례 실시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무력 시위는 지난달 18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17일 만이며, 포병 사격은 지난달 3일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완충구역 안으로 80여 발을 쏜 뒤 한 달여 만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반발해 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5발도 같은 날 발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향후 통일·대북정책 추진 방향과 관련해 북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가운데 대화 견인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북한 도발에 한미공조를 기반으로 관계부처와 협조하면서 전례 없는 대응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인도적 문제 개선을 일관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산가족과 억류자 문제 해결 노력을 전개하고 북한인권재단 출범 노력 및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내외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분단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들도 함께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 체계를 대폭 개편하는 방안도 발표됐습니다.
권 장관은 “따로 관리됐던 정보를 분석하고 취합해 위기 징후를 선제적으로 발견한 뒤 종합적인 지원을 즉각 제공할 수 있는 체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북제재와 코로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부 사조 유입 등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며 “봄가뭄과 호우 여파로 올해 작황과 식량상황 악화가 예상돼 양곡 징수를 독려하며 물량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ICBM 발사 현장에 딸을 동반한 것에 대해선 “후계구도까지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평가했고, 핵무기 자체는 사실상 개발이 완료됐다고 볼 수 있지만 소형화·경량화는 별개 문제라며 7차 핵실험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현동 한국 외교부 1차관: 북한의 최근 도발이나 핵개발 등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가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담대한 구상'의 중요한 부분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기 때문입니다.
조현동 한국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과의 군축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선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한미 간에 차이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