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상, 코로나 이후 처음 ARF 참석?
2023.07.10
앵커: 오는 13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는 가운데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유일하게 가입한 역내 안보 협의체로 북한 외무상이 해당 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18년 리용호 외무상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리 외무상이 참석하려 하다가 결국 불참을 통보한 바 있습니다. 미북 간의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것에 따른 여파로 해석됐습니다.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ARF에는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대사가 대신 참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북한 내 방역 상황이 완화되면서 최선희 외무상의 ARF 참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 회의에 최 외무상이 참석하면 이는 북한이 국제외교 활동 및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코로나를 극복한 것으로 보이고 대외적으로 북중 무역 등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다자 회의 등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선희 외무상이) 참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고립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려 한다는 것을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최 외무상이 ARF를 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 징후가 있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입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내 신형 코로나와 관련한 방역 상황이 완화됐다면 현재 북한이 국제 외교 무대에 참여할 동기는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 ARF를 통해 향후 다양한 외교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오겹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이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제 무대에 참여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려는 동기는 충분합니다. 북한도 ARF를 중요한 외교 무대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 협의체에 중국 등 협력할 국가들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이런 외교 무대와 외교 공간을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ARF에서 남북 간 의미 있는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북한은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중국으로부터는 외교적 지원 등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한국과는 관계가 단절된 상황이고 대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시간으로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에는 한미일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참여합니다. 13일에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중일 간의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오는 14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됩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13일부터 1박 2일간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은 지난 8일 한국을 방문 중인 라파엘 그로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IAEA가 그동안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을 평가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양측은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해 향후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