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집단구타에 북 군관 병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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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군관 한 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군관은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지난달 20일 혜산시 혜성동 도로에서 어린 남학생이 군관(장교)이 몰던 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도로공사에 동원된 군관의 실수로 10세 학생이 (소학교재학) 사망한 사건”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사고를 낸 군관의 소속은 알려지지 않았고 다만 군인건설부대로만 알려졌습니다. 사고 당시 차를 몬 군관은 솔선수범으로 직접 운전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학교에서 돌아오던 남학생은 차길(도로) 공사로 복잡한 현장을 지나던 중 참변을 당했다”면서 “도로공사현장에 자갈을 실어 나르던 운전수가 좁은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과 간신히 어기면서(빗겨가면서) 학생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린 학생이 20톤 트럭에 깔려 그 자리에서 숨지자 학생의 부모와 가족, 친척 등 인근 주민들이 현장으로 달려왔다”면서 “그들은 운전석에서 군관을 끌어내리고 (아이를 살려내라며) 무자비한 집단폭행으로 사고에 대한 분풀이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구타를 당한 해당 군관은 얼굴과 몸에 큰 부상을 입었고 계속되는 구타에 급기야 지역 안전부가 나서 현장을 통제한 후 군관을 병원으로 실어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해 일부에서는 어린 학생의 죽음은 가슴 아프지만 집단구타를 당한 군관의 사정도 안타깝다는 분위기”라면서 “당국이 군대를 건설현장에 내몰지만 않아도 그 군관이 이런 끔찍한 사고를 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9일 “최근 발생한 군관에 의한 학생 사망사고를 계기로 (일부) 주민들은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에게 총 대신 운전대를 쥐어 놓고 건설장에 내몬 것이 당국”이라며 “술도 마시지 않은 그가 사고를 낸 것은 도로공사를 기일 안에 끝내라는 당국의 압박에 인한 조급함이 부른 결과로 짐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운전자의 음주 여부부터 확인했는데 술은 마시지 않아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음주측정기가 없어 주로 술냄새가 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음주운전을 확인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건설은 전문성 있는 건설기업에, 군인은 국방업무에종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인들을 각종 공사장에 내몰고 있는 최고 지도부가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