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수공장, ‘152밀리 포탄’ 생산 박차... 러시아 지원용?
2024.07.26
앵커: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군수공장들이 지난해 말 생산공정을 긴급히 갖춘데 이어 올해 초부터 152밀리 포탄 껍데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3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915공장과 혜산임업기계 분공장(보조)이 포탄 생산공정을 새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서 올해 초부터 152밀리 포탄 껍데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152밀리 포탄을 많이 생산하는 공장은 강계트랙터공장으로 그곳이 기본 생산지인데 갑자기 많이 수출하자니 생산량이 딸려 지방의 군수공장들에 생산과제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혜산시 검산동 왕덕 골안에 위치한 임업기계 분공장에서 올해 초부터 152밀리 포탄 껍데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한달에 6천발 (포탄껍데기) 생산이 목표지만 아직 목표량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임업기계 분공장은 과거 자동보총(소총) 탄알을 생산하던 95호공장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여름까지 이곳 분공장의 지상 건물에서 군용 자동차 다이야(타이어)를 생산하고, 지하 건물에서는 82밀리 박격포탄 껍데기를 생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후 이곳 분공장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지상에 있던 군용 다이야 생산공정을 완전히 철회했다”며 “대신 지하에 있던 박격포탄 껍데기 생산공정을 지상으로 모두 옮겼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후 박격포탄 껍데기를 생산하던 지하에 새로 152밀리 포탄 껍데기 생산공정을 갖추게 되었다”면서 “두 달도 못되는 짧은 기간에 포탄 껍데기 생산공정을 전부 완성하고 새해를 앞둔 12월 말에는 시험생산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곳 분공장은 삼지연시에 공급되는 전력의 일부를 사용하는데 삼지연에는 전력공급이 끊겨도 이 공장의 전기는 끊기지 않는다”며 “포탄 껍데기 생산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생산에 필요한 합금 재료가 제때에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포탄 껍데기 생산에 필요한 합금 재료는 러시아산이 아닌 중국산”이라면서 “중국산 합금 재료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이곳까지 공급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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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4일 “혜산임업기계 분공장과 함께 915공장에서도 올해부터 152밀리 포탄 껍데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생산된 포탄 껍데기는 함경북도 길주군 연결농기계 공장에 보내져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915공장은 과거 혜산임업기계공장 생필직장(군수품 직장)이었던 1980년대 말부터 82밀리 박격포탄을 생산했다”며 “그러던 1993년 2월, 공장의 화약창고에서 큰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부터 박격포탄의 완제품이 아닌 포탄 껍데기만 생산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915공장은 82밀리 박격포탄 껍데기를 생산하면서 혜산임업기계 분공장으로부터 152밀리 포탄 껍데기의 반제품을 넘겨받아 위탁가공을 하고 있다”며 “공장 노동자들에겐 매달 식량과 함께 식용유 1kg도 정상 공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152밀리 포탄 껍데기가 러시아 지원을 위한 것인지는 공장의 핵심 간부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후 생산공정을 긴급히 마련한 것으로 미루어 러시아 지원 용도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장관은 지난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회견에서 “북러 무기 거래가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전후로 본격화했다”며 “북한에서 러시아로 운반된 컨테이너는 7월15일까지 152㎜ 포탄으로 520만발 분량이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십 발도 제공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