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핵' 중대발표 안 할 듯"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09.09.28
wen_jiabao-303.jpg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한 김영일 북한 총리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환영식에 참석해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온가보(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때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는 국제 사회의 기대가 높지만 핵 폐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오는 10월 초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온가보 총리를 맞아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언급을 할 수 있지만 외교적 수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온 총리를 만나서 핵 폐기의 새로운 제안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회담 복귀를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외교정책분석연구소의 제임스 쇼프(James Schoff) 부소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발표를 하든, 핵 폐기를 약속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choff: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 정부의 특사를 만나서 비핵화를 위한 다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이후 북한의 설명은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쇼프 부소장은 북한이 중국이나 국제사회에 제시할 새로운 제안을 떠올리기 어렵다면서, 억류하던 미국인 여기자를 석방하고 남한과 이산가족상봉을 합의하면서 보인 유연한 태도를 계속 이어가면서 국제 사회가 대북제재를 완화해 주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윌리엄 드레넌 전 미국평화연구소(USPI) 연구원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기 위해 북한이 온 총리의 방북 이전에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발표를 할 수도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Drenan: 북한이 온 총리의 방북 이전에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면 김 위원장과 온 총리의 만남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이행 조처가 논의되지 않을까 하는 국제 사회의 기대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노릴 수 있습니다.

드레넌 전 연구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것에 국제 사회가 전에 없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북한이 당황했다면서 중국 총리의 방북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아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를 성사시키려고 계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메리카 대학의 피터 벡(Peter Beck) 교수는 최근 몇 달간 북한은 거침과 부드러움을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벡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온 총리에 최대의 예우를 하는 측면에서 6자 회담 복귀와 같은 발언을 할 수 있다면서도 온 총리의 방북 때 북한이 획기적인 핵 폐기 발표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Beck: 김 위원장이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핵문제와 관련해 돌출 행동을 하지 않겠지만 국제 사회를 놀라게 할 만한 비핵화 발표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온가보 총리는 오는 10월 4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6자 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복귀하라는 중국 정부의 뜻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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