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영화 ‘72시간’ 갑자기 상영 금지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7.19
북, 전쟁영화 ‘72시간’ 갑자기 상영 금지 북한 당국이 제작해 올해 초 개봉한 조선예술영화 ‘72시간’ 간판
RFA PHOTO (김지은)

앵커: 북한 당국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72시간’ 상영을 이유를 밝히지 않고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올해 2월 전쟁영화 ‘72시간’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영화는 전쟁 발발 당시 북한군 최고 사령관이었던 김일성의 명령을 받아 남한으로 진격한 ‘105땅크 사단’이 3일 만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점령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요즘 당에서 예술영화 ‘72 시간’의 상영을 금지했다”면서 “이 소식에 주민들 사이에서 (호기심 때문에 이 영화가) 메모리(USB)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었고 당국은 시청금지 방침까지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영화가 담긴 메모리는 지역 영화보급소 관계자들이 몰래 만들어 돌리는 것이 퍼지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청금지 방침은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72시간’ 메모리를 사법당국이 회수한다고 단속을 시작하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2월 처음 공개된 영화 ‘72시간’은 시작부터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면서 “제작 때부터 기존의 영화들과는 규모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영화는 최고 사령관(김일성)의 명령을 받은 ‘105 류경수땅크사단’이 남한으로 진격한 지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는 데 위훈을 세웠다는 내용”이라면서 “하지만 군사 지휘관들의 태만으로 서울에서 시간을 지체했다는 아쉬움도 주는 영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영화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영화로 기획되면서 시작부터 막대한 제작비용과 4년의 제작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안다”면서 “때문에 상영초기 영화표는 (입쌀 1kg 당 6,000원) 18,000원(북한돈)이라는 고가로 매매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제작비용 액수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영화 ‘72시간’을 보고 싶어도 돈이 없어 볼 수 없는 처지였다”면서 “당에서 제작비용을 다 회수할 때까지 텔레비죤으로 방영하지 않는다고 하여 기다리던 중 ‘72시간’ 상영금지 방침이 떨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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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요즘 전국에 예술영화 ‘72시간’ 상영을 금지하라는 당의 방침이 하달되었다”면서 “영화상영을 금지하라는 것은 총비서(김정은)의 비준방침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는 우리(북한)군대가 1950년 6월 25일 땅크부대를 앞세우고 남진하는 내용인데 자칫 우리(북한)가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질렀다고 (주민들에게) 생각하게 한다”면서 “반면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한 군지휘관들이 성과에 도취해 진격하지 않아 남한 전역을 통째로 먹(점령)을 기회를 놓쳤다는 인식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래 일반 예술영화 영화표 가격은 1,000원이지만 새로 나온 영화는 3,000원”이라면서 “하지만 ‘72시간’은 코로나 기간에 영화를 제작하지 못하여 오랜만에 나온 데다 훌륭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전, 후편으로 나뉜 4시간 상영에 개봉 초기 표를 18,000원에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당국에 갑자기 영화 ‘72시간’ 상영을 금지하면서 주민들 속에 퍼진 ‘72시간’ 메모리도 회수한다는 방침을 내렸다”면서 “영화상영을 금지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당에서 갑자기 단속물로 지정해 버리고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이 최근 남북 ‘통일’을 금기시하는 당국의 입장과 이번 영화 상영 금지 조치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남한의 지명을 금기시한 당국이 ‘72시간’에 ‘서울’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것을 문제삼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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