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파병’ 관련 가짜 사진·영상 SNS 주의보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4.10.24
‘북 파병’ 관련 가짜 사진·영상 SNS 주의보 북한 관련 소식을 전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이 23일 북한군에 지급된 것이라며 공개한 사진. 군사 전문가는 진짜가 아닌 복제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캡쳐

앵커: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했다는 한국 국정원의 발표 이후에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과 사진들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련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램의 한 채널‘КНДР (СЕВЕРНАЯКОРЕЯ)’ 2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훈련 중 사용하는 장비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 2장을 게시했습니다.

 

사진에는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부착되어 있고 김일성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군복 위에 소총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 채널은 “이들(북한군)에게 러시아제 AK-12소총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며, 탄창에는 5.45mm 구경의 실탄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은 진짜 북한군이 아니라 취미용 레플리카(복제품)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일단 김일성이라는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면 목이 날아간다방탄조끼도 방탄복이 들어가지 못하는 레플리카 티가 너무 나고, 아래 있는 소총 핸드가드(총열덮개)도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AK-12AK074용 제식 핸드가드와 다른 사제’(군 보급품이 아닌 민간에서 판매하는 제품)”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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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보급받은 러시아 군복과 무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며 SNS에 퍼지고 있는 동영상. /엑스 캡쳐  

 

한 북한군 병사가 보급받은 러시아 군복과 무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도 21일 엑스(X)와 틱톡 등에 올라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영상 속 아시아계로 보이는 한 남성은 시베리아에서 사용되는 야쿠트어로 군복과 군화 등 보급품을 하나씩 꺼내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틱톡 ‘은하별채널이 21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 북한군 장성?’ 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영상은 조회수 1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영상은 군모와 가족재킷을 입은 아시아계로 보이는 남성들이 러시아 시민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두 동영상 댓글에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의 러시아전 참전에 환영했지만 일부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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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은하별 채널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 북한군 장성?’ 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 /틱톡 캡쳐  

 

한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Exilenova+)은 지난 17체포된 북한군 영상이라며 한 동양인 포로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영상 속 남성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고 있고, 부대 표식이나 이름 등 어떠한 정보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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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에서 지난 17일 체포된 북한군이라고 공개한 동영상.  /텔레그램 캡쳐  

 

24일 열린 한국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북한군 파병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병주 한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전달된 것이라는 한글 설문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설문지에는 ‘모자 크기,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병기돼 있는데, 김 의원은 이 설문지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자료라며 가짜뉴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병주 의원]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쟁하는 나라니까 절실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과장되게 정보를 보내거나 가짜 뉴스를 많이 보내고 있어요.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앞서 언급한 영상들과 사진들의 진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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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러시아어로 안내된 군복 치수 설문지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제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군 파병 영상과 사진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친북 및 친러시아 채널에서 북한군 관련 동영상과 사진이 퍼지고 있는 데에는 북러간의 군사 협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친우크라이나측에서는 북한군 파병 소식을 널리 퍼트려 서방세계의 지원을 이끌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연구기관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북한군 파병 관련 SNS 게시물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여러 정보에 근거해 북한군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전을 크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해외에 대규모 지상군을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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