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란코프 “트럼프, 북핵 동결 타협 안 할 것”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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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_trump_b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9년 5월 대우건설이 건설한 주상복합아파트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 분양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했을 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11월8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용의를 밝히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을 지속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향후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 전문가 견해를 짚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진행에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관해 체계적인 견해를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대북정책이 다소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란코프: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로 말하면 트럼프 당선인 뿐만이 아니라 그를 중심으로 하는 공화당 우익 세력의 세계관을 보면 그들은 외교보다는 무력을 많이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보니까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정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는 후보 시절인 지난 6월 미국에서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했는데요. 내년 1월 트럼프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현재 강경기조인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뒤바꿀 수 있을까요?

란코프: 사실 트럼프 당선인는 미국과 세계역사에서 거의 전례없는 당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시절에 했던 대북발언을 보면 서로 엇갈리는 주장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내년 여름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사실상 실행할 대북정책은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대체로 말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정책을 보면 매우 고립주의적이고 강경한 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한 말은 조금 예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경노선보다 온건노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 정말 대화할 경우에도 미국의 전략적인 목적은 여전히 비핵화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아예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갑자기 더욱 강경한 노선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그런 점에서 북한이 김정은과 대화용의를 밝힌 트럼프 당선인에 어떤 기대를 가졌다면 착각일 수도 있겠네요?

란코프: 착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단계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과 회담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회담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비핵화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비핵화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북한은 비핵화를 절대 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북정책을 매우 강경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어느 정도 대화하다 여의치 않으면 오바마 행정부에선 결코 생각할 수도 없던 매우 심각한 압력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계속한다면 진짜 무력사용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 단계에서 알 수 없지만 제가 볼 때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 미국 대통령보다 어려운 국제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첫 대선TV 토론에선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 에 대한 압력,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식의 해법이 가능하다고 봅니까?

란코프: 트럼프 당선인이 그런 발언을 했지만, 사실상 미국이 중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중국에 대해서 매우 강경한 정책노선을 취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중미 관계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미국과 관계가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중국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은 원래도 북한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지가 없었습니다. 지금 이러한 의지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기자: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배치 문제 등으로 미국과 아주 불편한 관계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중국에 압력을 가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요?

란코프: 말씀드린 대로 미국정부는 중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상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여러 상호 현안을 놓고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그 때문에 미국과 대치가 계속되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압력과 관련해 양국의 협력도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중국은 미국과 별로 협력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협력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현재 워싱턴 외교가엔 미국이 타협이 불가능한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핵동결에 맞춰 협상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트럼프 새 행정부가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에 초점을 맞춰 북한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봅니까?

란코프: 제가 보니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핵동결을 중심으로 북한과 협상을 이룰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았을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북한과 핵동결에 맞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북한에게 훨씬 더 심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있고, 남한과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방치함으로서 자신의 힘으로 북한을 억제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이라는 타협은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외교참모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으로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대북 노선방향과 관련해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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