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통신복원 주민에 알리지 않아…“북 태도급변 경계해야”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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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신복원 주민에 알리지 않아…“북 태도급변 경계해야” 사진은 2018년 1월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남북직통 전화를 점검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남북이 13개월 여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가운데 그동안 한국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해왔던 북한이 입장을 급선회한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는 사실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등 북한 대내 매체를 통해 28일 현재까지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해당 사실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밝힌 상황입니다.

북한이 대미, 대남 등 대외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린 사례는 드뭅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대외관계와 관련된 정세 변화의 불확실성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긴장과 화해 국면을 반복해야 하는 북한의 체제 특성 때문이라는 겁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지난해 김여정 당 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한국에 대해 대대적으로 적대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상황 개선 과정 없이) 통신선 복원 소식을 알리면 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할 것이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주민들의 희망과 관심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내에선 통신선을 복원한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은 지난 1971년 9월 남북직통전화 설치 이후 남북 간 통신선의 차단 및 복원을 수차례에 걸쳐 반복해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불만을 제기하는 수단으로써 활용해 온 셈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71년 9월 이후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남북 간 연락채널을 차단 및 복원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단절했다가 1980년 2월 남북총리회담 개최를 위한 제1차 실무대표 접촉 시 통신선 복원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 9월 일방적으로 남북총리회담 실무접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통신선을 차단했다가 1984년 9월 대남수해 물자 지원과 관련한 적십자 실무접촉 시 다시 통신선을 복원했습니다.

2008년 11월에는 한국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공동제안한 것을 계기로 통신선이 단절됐다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복원됐습니다. 2010년 5월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5.24 조치를 계기로 통신선이 단절됐다가 그 이듬해 1월 북한이 남북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통신선이 복원됐습니다.

북한은 2013년 3월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및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또다시 통신선 단절을 발표했다가 같은 해 6월 남북당국실무접촉을 제의하면서 판문점 연락통로 재개를 통보했습니다. 2016년 2월에는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반발해 통신을 단절했고 이후 2018년 1월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소통이 재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북한의 급작스런 유화적인 조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내놓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속내를 알 수 없는 유화제스처에 수차례 속아온 바 있다”며 “불과 몇 달 전 한국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던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는 8월에 진행될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이번 통신선 복원 조치는) 8월 한미연합훈련과 어느정도 연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합훈련이 북한이 원하는 범위 내에서 진행되지 않는다면 북한이 또다시 반발하며 통신선을 끊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반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관계 개선 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지난해 수해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작물이 타 들어가고요. 8, 9월에는 태풍이 올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 부문에 치명타를 입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당장 회담에 나서야 하는 것은, 시급한 것은 북한입니다.

이어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및 정부 교체 일정, 북한 내 어려운 경제 및 식량 상황 등을 고려해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분석하며 남북, 미북 간 대화의 입구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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