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세계보건기구, 즉 WHO의 새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대해 국제단체들과 미국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WHO는 지난달 26일 총회에서 북한을 포함한 10개 국가를 새 집행이사국으로 선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제네바 주재 유엔 감독기구인 유엔 워치(UN Watch)의 힐렐 노이어(Hillel Neuer)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유엔 워치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면서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북한 정권이 오히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도자로 선출되는 보상을 받았다”고 꼬집었습니다.
노이어 사무총장은 “이는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정권 중 하나가 이제 의료의 글로벌 거버넌스, 즉 국제적 통치에 대한 기준과 규범을 설정하고 시행하는 그룹의 일부라는 걸 의미한다”며 “반성과 개혁이 절실한 유엔 핵심 기구로서는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집행이사국 자리는 북한에게 WHO의 6개 지역 사무국장 임명과 잠재적으로 현재 두 번째이자 마지막 임기를 맡고 있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후임에 대한 투표권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이어 사무총장은 “유엔이 북한 정권에 보내는 올바른 신호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김정은 총비서의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하고 기소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집행이사국 선출은 국제기구가 위기인 시기에 최악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측 대표는 표결 직후 "새로운 이사국의 하나인 북한 정부가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미 하원외교위원회 소속인 칩 로이 의원은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북한의 WHO 이사국 선출 소식을 전하며, 이 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로이 의원은 그러면서 미국인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WHO에 대한 미 정부의 자발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명시한 자신의 법안(H.R 343)을 통과시킬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밖에 과거 WHO 자문위원회 고문이었던 제이미 메츨은 “북한은 자국민에 대한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국 중 하나로 국내외적으로 명백히 공중 보건의 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이사국 선출 결과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열린 WHO 집행이사회 회의에는 WHO 신임집행이사인 박종민 보건성 대외협력국장 대신 외교관인 방광혁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