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 주민들, 낮엔 주체문화 밤엔 한국문화 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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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인권행사에서 대북 정보유입 중요성과 '자유민주 북한'으로의 변화를 가져올 핵심 주체는 북한 주민이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통일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은 23일 워싱턴 DC 내 CSIS 회의장에서 '2024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대화'라는 주제의 행사를 공동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 쥴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데이몬 윌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이신화 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난 2월 6천명의 한국 내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가 한국 등 외국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호 장관: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북한에 유입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낮에는 주체문화, 밤에는 한국문화를 접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북한 정권의 주체 문화와 한국 문화 간에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 내부의 이런 변화를 볼 때 향후 북한 문제에서 정치, 군사적 접근과 함께 문화적 접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몬 윌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도 이날 탈북민 80% 이상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들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 중 하나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권이 주는 일방적인 정보 이외에 다른 정보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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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 발언하는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 /RFA PHOTO


윌슨 회장은 독립적인 외부정보는 북한 주민들의 비판적인 생각을 고양시킬 것이라며 이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강력한 법으로 북한 주민들이 외부정보를 접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윌슨 회장은 이날 회의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은
웹툰(webtoon, 웹만화),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에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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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로 북한인권보고서(COI)가 발간된지 10주년을 맞았지만 북한인권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당시 보고서에서 제안한 의사표현 및 이주의 자유, 성분 체계, 식량상황, 납북 일본인을 포함한 북한에 피랍된 사람들, 북한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규명 등에서 개선된 것이 없다며 안타까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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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 발언하는 데이몬 윌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 /RFA PHOTO


김선진 한국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당국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들의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김선진: 저는 특별히 이자리를 빌어 북한 당국에 의해 10년째 억류되어 있는
김국기, 최춘길, 김정욱 선교사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 3인의 석방과 소환을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최근 2년 간의 임기를 마치 이신화 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신화 대사: 저는 당신들이 잔인한 김 정권의 독재의 희생자 일 뿐 아니라 자유민주 북한 변화의 핵심주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전 대사는 이어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다음의 노래를 영어로 불렀습니다.

이신화 대사: 영어 노래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사랑과 용기, 희생을 담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 나온 '민중의 노래'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