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존 메릴 “비핵화 앞서 비확산을”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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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_merrill_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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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RFA

앵커: 연초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 위기가 크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당장 비핵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중간 단계로 북한의 추가 핵개발과 핵실험 금지를 겨냥한 비확산 노력이 더 합리적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 현안에 관한 전문가 견해를 짚어보는 <집중 인터뷰> 오늘 순서에선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 (John Merrill) 박사로부터 이 문제에 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진행에 변창섭 기잡니다.

질문: 최근 북한의 도발과 유엔의 대북제재라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메릴: 현재 한반도엔 불행하게도 한쪽이 행동을 보이면 다른쪽이 맞대응하는 아주 부정적인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긴장은 최근 북한의 행동이 있기 전 시작됐습니다. 제가 볼 때 긴장은 작년 10월 남북 이산가족재회 행사가 끝난 직후 시작됐습니다. 당시 남한은 남북관계를 새로운 방향으로 진척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잃었습니다. 이를테면 남한은 가족재회 이외 다른 어떤 의제에 관심이 없었지만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회 건을 들고 나왔죠. 남한은 당시 상황을 잘 이용했어야 했지만 그런 기회를 놓쳤습니다.

질문: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북한은 한미 양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제의했다가 거부당했는데요?

메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좀 성급하게 그런 제의를 거부한 느낌입니다. 물론 북한 제의에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는 점에서 저도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합니다. 그래도 북측 제의는 일종의 ‘초반 포석 ’(opening gambit)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 미국이 단호히 거부하기 앞서 좀 더 탐색해볼 여지는 있었습니다. 외교에서 종종 이런 ‘초반 포석’이 등장해 통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미국이 북측 제의를 좀 더 검토해볼 여지는 있었습니다.

질문: 북한이 핵능력을 증대하는 상황에서 요즘 주변국의 핵무장론도 힘을 얻고 있는데요.

메릴: 그게 다소 복잡한 문제이긴 합니다. 최근 들어 일부에서 한국과 일본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특히 남한에서 그런 목소리가 높습니다. 만일 북한이 앞으로도 핵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한다면 이에 맞서기 위해 해당 지역의 국가들도 자체 핵무장을 할 필요성이 높아질 겁니다. 현재 한반도엔 굳이 핵 무기 문제가 아니더라도 아주 위험하고 역동적인 상황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를 무턱대고 증대하는 건 북한을 극단으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역효과를 가져오고, 잠재적으론 매우 위험합니다. 앞으로 이런 위기가 가시면 남북은 경제협력과 사회기반시설 협력사업을 통해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질문: 일부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실현이 불가능한 북한의 핵포기, 즉 비핵화를 추구하는 대신 북한이 기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추가 핵실험 금지를 골자로 한 ‘비확산’ 접근이 더 현실적이란 주장도 있는데요?

메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저도 그게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최종 목표가 비핵화라는 점을 우리는 잊어선 안됩니다. 하지만 그런 목표의 중간 단계로 아마도 비확산 접근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소장을 지낸 헤커 박사의 주장대로 우린 북한이 지금보다 더 많은, 더 향상된 핵무기를 개발하는 걸 방지하길 원합니다. 그게 현 단계에서 목표가 돼야지 (비핵화란) 불가능한 목표가 돼선 안된다고 봅니다.

질문: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불변의 목표로 삼고 있어 이런 식의 비확산을 수용할 수 없겠죠?

메릴: 분명 비핵화는 미국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최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진지한 공약이나 행동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비핵화를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실무적 차원에서 보면 비핵화는 당장은 실현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지금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말입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집중 인터뷰> 지금까지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실장을 지냈고, 현재는 조지타운대 객원교수로 있는 존 메릴 박사의 견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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