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내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에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북한은 21일 새벽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3차 위성발사를 포함해 기술개발 동향, 전략 배치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예상 발사 시간대와 관련해 “앞서 1차, 2차 발사 때 첫 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새벽에 실시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기상관계도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통상 1차, 2차 때 첫 날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면 아마 새벽에 발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 가능성을 저희도 보고 있고 또 기상 관계도 봐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 5월 29일 ‘5월 31일~6월 11일 중 발사’를 통보하고 31일 1차 발사에 나섰으며 8월 22일에는 ‘8월 24일~31일 중 발사’를 통보 후 24일 2차 발사를 진행했습니다. 1차ㆍ2차 발사 모두 예고기간 첫날에 발사를 감행한 것인데 북한의 이번 발사 예고기간의 첫날은 내일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는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필요한 조치’가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 효력정지인지, 정부 부처 간 합의된 것인지 질의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한국 외교부의 임수석 대변인도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차 발사를 예고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3국 간 공조,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간의 공조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한미일 3국은 이날 북핵수석대표 간 유선협의를 진행했습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박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겸 대북 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협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의 위성발사 중지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위성 발사에서 사용했던 엔진과 같은 엔진으로 3차 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분석자료에서 “(북한이 제시한) 동일한 낙하 예상지점은 기존 1, 2단 엔진의 설계 변경, 성능 변화, 발사 운용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차 발사 실패 이후 3개월 만에 재발사를 시도하고 궤적이 동일하게 제시된 점을 보면 엔진 자체에 설계 변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일본에 통보한 각 추진체의 낙하 예상구역은 서해 먼 해상지점, 제주도 서쪽 먼 해상지점,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지점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통보한 위험구역은 지난 8월 (2차 발사 때) 통보한 구역과 일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동일한 엔진으로 3차 위성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장영근 센터장의 분석에 대해 “최근 국방부 발표를 보면 엔진 관련 기술이 다소 안정화됐다는 뉘앙스가 보인다”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9일 “북한이 러시아 도움을 받아 엔진 문제점을 거의 해소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21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이 있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의 위성 발사 시기와 관련해서는 “(이번 주) 좀 빠르게, 아니면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 24~25일을 건너뛰고) 다음 주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습니다. 다만 이 명예연구위원은 “야외 노출 시간이 길지 않으면, 눈이 그친 이후에는 발사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른 날짜에도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온도가 영향을 강력하게 미치는데 좀 빠르게 아니면 다음 주 (가능성이 높고), 이번 주말은 좀 (낮은 기온 문제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보온조치가 좀 가능하죠. 야외에 노출시키는 기간이 길지 않으면. 그래서 (다른 날짜에도) 보온해가면서 쏠려면 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는 해요.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의 서해발사장과 가까운 신의주의 날씨는 22일 새벽 전반적으로 흐리며 이후 비 또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23일은 전반적으로 맑은 날씨가 예상되지만 24일 아침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가고 25일에도 추위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은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습니다. 미 항모가 공개적으로 부산에 입항한 것은 지난 10월 12일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이후 약 한 달만으로, 칼빈슨함의 이번 입항은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