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정은 수령 호칭에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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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당국이 김정은에게 수령의 호칭을 붙인 데 대해 북한주민들은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버지 김정일과 너무나 다른 김정은의 행보에 주민들이 놀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요즘 중앙TV와 노동신문에서 김정은을 '혁명의 수령', '인민의 수령'으로 호칭하고 있다"며 "선대 수령들에 대한 존중과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 세우는 김정은의 뜻밖의 행보에 많은 주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40대도 안된 김정은이 자신을 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은 위치에 올려 세운 것은 아버지 김정일의 집권시기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라면서 "김일성이 사망한 후 김정일은 아버지에 대한 예의를 지키느라 국가주석, 노동당 총비서였던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란 직책에 머물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일성을 '영원한 수령'으로 추대한 김정일은 자신에게는 '수령'이라는 호칭을 쓰지 못하게 했다"면서 "김정일은 사망한 후에야 '영원한 수령', '선대 수령'의 호칭으로 불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자신을 최고의 정점에 세우려는 움직임은 올해 1월에 있은 노동당 8차 대회 때 이미 나타났다"면서 "당대회가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 1월에 개최됐으며 모든 행사와 회의 때마다 항상 주석단 배경 뒷벽 중앙에 걸렸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당마크가 들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김정은은 당대회에서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총비서 자리에 올랐다"면서 "총비서는 김일성 때부터 수십년간 사용하던 명칭으로 김정은은 초기에 김일성과 김정일을 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칭하고 당위원장 직책에 머물렀지만 5년만에 총비서제를 다시 부활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하여 "김정은이 지금껏 할아버지 김일성의 흔적을 계속하여 지워왔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민족도 김일성∙김정일 민족, 당도 김일성∙김정일주의 당, 나라도 김일성∙김정일 조선이라며 선대를 추앙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모든 최고의 위치에 자신을 내세우는 김정은의 행보는 정말 놀랍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두 누르고 그 위에 올라서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라면서 "수령은 아버지인 김정일도 쓰지 못한 호칭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등장 초기에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을 김일성과 같은 '영원한 수령', '영원한 총비서'로 내세웠고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강조하며 선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했었다"며 "그런데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 수령과 총비서라는 최고의 존칭과 직함을 모두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은 지난 4월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의 명칭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바꿨다"며 "명칭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을 뺀다고 청년동맹의 사명이나 역할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에도 전국의 인민들이 수군거렸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두 누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의 행보에 혀를 차고 있다"며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보다 권력과 직책에 대한 욕망과 야심이 훨씬 큰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