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개최...신형 ICBM 공개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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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_ICBM_b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진 모습이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열병식에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새 전략무기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열병식이 진행됐습니다.

북한은 이날 저녁 7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병식을 행사 시작 19시간 만에 녹화 중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회색 정장 차림에 회색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등장한 뒤 연설에 나섰습니다.

김 위원장은 육성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위적 억제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면서도 이를 남용하거나 선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밝히면서 “그 누구를 겨냥해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는 북한 스스로를 지키려는 것으로, 어떤 세력이든 북한의 국가 안전을 다치게 한다면 선제적으로 공격력을 총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을 향해서는 신형 코로나 상황을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과 보건 위기가 극복된 후 굳건하게 손을 맞잡기를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현재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상황을 언급하며 방역 작업 등에 투입된 군과 주민들의 노력을 평가하고 여전히 북한 내에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습니다.

미사일은 이날 열병식 방송의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11축 22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채 등장했는데, 차량의 바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볼 때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 미사일보다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확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사일 탄두 부분도 길어져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열병식에서는 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초대형방사포와 대구경조종방사포 등의 실물도 공개됐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이 대규모의 장비와 인원을 동원해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런 움직임이 당창건 75주년 기념일 본행사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열병식이 일반적으로 오전 10시를 전후해 진행돼 온 전례를 볼때 새벽 행사 개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정치국회의에서 ‘당 창건일 75주년 기념행사를 특색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야간에 조명과 불꽃놀이 등을 동원해 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열병식을 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간에 열병식을 하면 한미 정보당국이 행사에 동원된 북한의 전략무기 자산을 파악하는 데 다소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새벽에 행사를 치른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 국면을 감안해 새벽에 열병식을 진행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정도를 제외하면 올해의 신형 코로나 국면에 큰 국가행사를 치른 예를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북한도 올해는 어떻게 형식을 바꿔 행사를 열지 고민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행사를 아예 안할 수는 없으니 개최는 하는데, 자신들이 ‘최대방역’이라고 선언한 상황에 걸맞게 어느 정도는 어긋나지 않도록 모양새를 만들어야 할 것 같고 또 내부적인 결속 등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면서 대외적으로도 크게 자극하지 않고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행사 시간대 변경은 신형 코로나 때문일 것으로 진단하면서, 열병식을 녹화해서 방송하면 생중계를 했을 때 보다 국제사회를 덜 자극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생중계를 하면 세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생중계를 하지 않으면 분량 조정이나 편집도 가능하니까 그런 방식으로 메시지 관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신형 코로나와 경제난으로 주민 동원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당창건 75주년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새벽을 택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축전을 보내 양국의 친선관계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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