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논란의 마두산 혁명전적지(2)-날조된 역사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4.08.28
madoo_tree_305 사진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마두산 지역에서 '발굴'했다고 소개한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ㆍ김정숙ㆍ김정일) 찬양 구호나무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우상화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마두산 혁명전적지’, 그를 둘러싼 논란의 진실을 분석하는 두 번째 방송시간입니다. 오늘은 ‘현지 주민들이 알고 있는 마두산’을 문성휘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주민들 “6.25때 빨치산 근거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마두산 혁명전적지’ 현지시찰 소식이 보도된 1월 말, 마두산이 위치한 안주지구 주민들속에서는 비판여론이 크게 일었다고 합니다.

급해 맞은 북한당국은 “우리당의 혁명전통을 의심하거나 왜곡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추호의 용서도 없다”며 ‘마두산 혁명전적지’ 날조사실을 강조하는 주민들을 강하게 몰아붙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지난 4월, 평안남도 안주시를 직접 다녀왔다는 한 소식통은 “‘마두산 혁명전적지’는 ‘6.25 전쟁’ 때 안주지구 빨치산의 근거지라고 주장 한 노인 2명이 국가보위부에 체포돼 비밀리에 처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안주지구 주민들속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마두산 일대를 혁명 전적지로 발굴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소식에 밝은 ‘탈북지식인연대’ 사무국장 박건하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건하: 김정은이 후계자로 된 초기에 벌써 안주지구에서는 마두산을 ‘혁명전적지’로 만든다는 소문이 많았다고 해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언비어’라고 생각했고 “‘6.25 전쟁’ 때 빨치산의 유적이 어떻게 김일성의 ‘혁명전적지’가 될 수 있냐?” 이렇게 말했다 거죠.

최근 친척방문을 위해 국경지역을 방문한 안주시의 한 주민도 “마두산은 항일투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안주지구에 속한 평안남도 안주시, 문덕군, 숙천군의 현지 주민들은 ‘마두산 혁명전적지’에 대해 전혀 믿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주민들이 왜 ‘마두산 혁명전적지’를 믿지 않는지에 대해 안주지구에서 살다가 2010년 한국으로 탈북한 설송아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설송아: 안주지구는 ‘6.25 전쟁’ 때 빨치산활동과 소년빨치산의 투쟁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북한영화 ‘철길 우에서’라든지 ‘소년빨치산’, 이것은 모두 안주지구에서 있었던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당시 빨치산의 근거지가 마두산이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6.25 전쟁’ 당시 안주지구 빨치산의 활동근거지가 항일혁명 당시 김일성의 ‘혁명전적지’로 둔갑해버렸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전문 인터넷 신문 ‘데일리 NK'에서 기자생활을 하는 설송아 씨는 이런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설송아: 지금 ‘마두산 혁명전적지’의 구호나무라는 것들도 사실은 ‘6.25 전쟁’ 때 “마두산에서 활동하던 빨치산들이 식량이 없어서 식량대용으로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은 거다” 이렇게 모두 말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 때 빨치산 근거지에서 식량난을 이겨내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는데 그 것이 오늘날 ‘마두산 혁명전적지’의 구호나무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대해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여러 탈북자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망명 작가 도명학 씨입니다.

도명학: 소나무 껍질을 벗기면 하얀 속살이 있는데 그걸 나무 재를 넣고 오래 푹 삶습니다. 삶으면 그게 끈적끈적한 묵처럼 되거든요. 여기에 칡가루 같은 것을 섞어서 먹는데 이걸 ‘송기떡’이라고 합니다.

탈북지식인 연대 대표 김흥광 씨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흥광: 북한 사람들은 식량이 없어서 산에 소나무를 많이 벗겨서 먹고 있거든요. 벗기면서 북한 주민들이 하는 얘기가 “껍질이 벗겨진 저 소나무들이 이제 나중에는 다 아마 ‘구호나무’가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이 말은 무엇이냐 하면…

혈통을 내세워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해 ‘6.25 전쟁’의 상흔마저 악용하는 김정은 정권, 날조된 ‘마두산 혁명전적지’의 추악한 이면을 내일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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