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전군지휘훈련 돌입을 밝히고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내부결속, 억제 등의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달 31일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군지휘훈련’에 돌입했으며 특히 이번 훈련의 목표가 ‘남반부 전 영토 점령’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해 유사시 해외 무력 개입 파탄 계획 등 총참모부의 작전계획 문건들을 검토했으며 “작전초기 적의 전쟁잠재력과 적군의 전쟁지휘구심점에 대한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지휘통신수단을 맹목시켜 초기부터 기를 꺾어놓을 것” 등을 지시했습니다.
같은날 북한군 총참모부는 30일 심야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에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쏜 미사일은 360여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관영매체가 언급한 ‘해외 무력 개입 파탄’은 유사시 미군 등 해외 전력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며 ‘지휘통신수단 맹목’은 EMP(Electro Magnetic Pulse, 핵전자기파), 전자전ㆍ사이버전 수단 등을 통한 지휘통신수단 공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일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본다”며 “김정은 명령에 따라 단거리 전술핵무기 발사를 모의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단거리 미사일로 북한이 가장 먼저 공격 대상으로 삼을 곳은 한국ㆍ미국의 주력 전투기들이 있는 공군 기지들이 될 것”이며 구체적으로 “오산ㆍ군산의 미군 공군기지, 17전투비행단이 있는 청주 공군기지, F15K를 운용하는 대구 공군기지 등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전술핵 공격 능력에 대해 양 연구위원은 “(소형 전술핵탄두로 추정되는) 화성-31이 실제 얼마나 파괴력을 갖는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확실히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KN-23일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보고요. 오산ㆍ군산의 미군 공군 기지들, 17전투비행단이 있는 청주 공군기지 혹은 F15K를 운용하는 대구 공군기지 등 기타 주요 지역들이 일단 표적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그런 능력을 확실히 갖췄다고 평가하기도 이른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이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의 또다른 미사일 기종,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문 센터장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400m에서 공중폭발시켰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하며 “북한이 말한대로 전쟁 초기 지휘통신을 마비시키기 위한 EMP 효과를 염두에 둔 훈련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 센터장은 “합참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비행거리가 360km인데 평양에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거리가 약 350km이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 측 전쟁지휘부를 노림수로 뒀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최근 ‘전군지휘훈련’ 돌입,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연이어 도발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완전히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대내적인 이유, 한미연합연습 등에 대응해 반발ㆍ협박을 하는 대외적인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대내적으로는 지금 김정은이 그동안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바람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거든요. 내부를 결속시키는 그런 효과를 누리고 있고 또 대외적으로는 한미연합연습에 대해서 좌시하지 않겠다, 우리의 요구를 들어줘라라고 반발과 협박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의 ‘전군지휘훈련’ 돌입 공개 등 최근 도발이 ‘억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구제적인 전쟁 준비 역량을 노골적으로 세세하게 보여줌으로써 한국ㆍ미국이 군사 도발을 하지 않도록 경고(억제)하는 성격”으로 분석했으며 “자기들 방식의 억제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구체적인 전쟁준비 역량 또 전쟁준비 태세를 좀더 노골적으로 보다 세세하게 보여줌으로써 북한도 똑같이 자기들 방식으로 압도적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제스처들을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임 교수는 또 북한이 이번 훈련 목표가 ‘남반부 전 영토 점령’에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핵무기 개발 등 군사력 강화의 이유가 궁극적으로 한국 점령ㆍ통일이라는 내부적인 논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한편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사일이 360~370km 날아갔는데 계룡대 정도를 겨낭한 것이 아닌가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전날 보도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긴 막대기로 충남 계룡대 부근을 짚으며 지시하는 장면이 있으며 김정은 총비서는 같은달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에서도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