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군수공장 시찰...전문가 “무기수출 등 다목적”
2023.08.14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엿새 만에 군수공장을 또 시찰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김정은 총비서의 잇따른 시찰에 러시아 무기 수출, 대내 체제결속, 억제력 과시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일주일도 안돼 다시 군수공장을 찾았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4일 김정은 총비서가 11~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전술미사일 발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총비서가 전투장갑차 생산공장에서 직접 장갑차에 탑승한 사진, 김정은 총비서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4(북한판 에이태킴스)가 대량으로 정렬해있는 공장을 걷는 사진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김정은 총비서가 발사대차 생산공장에서 “현대적이며 성능 높은 발사대차들을 더 많이 생산장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앞서 지난 3~5일에도 대구경방사포탄 생산공장 등 군수공장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잇달아 군수공장 시찰을 공개하는 이유와 관련해 “다목적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임 교수는 “북한이 실질적인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이 대내적으로 체제 결속을 꾀하고 대외적으로 억제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임 교수는 또 “김정은 총비서가 얼마 전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듯 군수물자 생산이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제재를 회피해온 모습을 보면 비밀리에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방법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결국은 이제 다목적용이라고 할 수 있죠. 다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 자체가 전쟁 준비를 실질적으로 하고 있고 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할 수 있죠. 군수물자 생산이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양상이 최근 들어 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북한이 주로 비대칭 전력ㆍ비대칭 위협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재래식 전력, 전면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 전반적으로 위협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 전문위원은 “북한이 통일전쟁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양상이 이어지면 “한국의 전력이 확실히 우위에 있는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류 전문위원은 또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영상 등을 보면 “발사대(이동식발사차량·TEL)가 종류별로 20~30대 이상씩 양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본격적으로 발사대 양산에 들어간다고 하면 기존에 나온 (발사대) 예상ㆍ분석들도 모두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 전면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 전반적으로 다 위협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통일전쟁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의심도 같이 할 필요가 있고 지금 상황은 좋지 않아요. 확실한 것은 지금 미사일 발사대 종류별로 최소 20대에서 30대 이상씩은 양산이 된 걸로 보여요.
김정은 총비서가 잇달아 군수공장을 시찰하는 이유가 무엇보다 러시아 무기 수출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김진무 전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 국경봉쇄 등으로 인해 외화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러시아 무기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엄청난 호기를 만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전 교수는 “러시아는 그동안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축해놓은 탄약 등을 소진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상당기간 러시아는 북한의 고객이 될 수 있다”며 “김정은 총비서의 잇달은 군수공장 시찰은 러시아에 수출할 무기를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전 교수는 지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방문은 김정은 총비서에게 무기 수출과 관련한 확약을 하기 위한 방문이며 내부적으로 북러 간 계약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전 교수: 일단 지금 북한은 외화가 필요하단 말이에요. 확실한 것을 러시아로 보내줘야지 돈을 확실하게 받을 거 아니에요. 북한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러시아로 들어갈 수 있는 탄약이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 아니에요. 상당 기간 러시아가 고객으로 남는단 말이에요.
한편 김정은 총비서의 군수공장 시찰에 대해 한국 통일부의 구병삼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은 전쟁 준비보다 주민들의 민생을 회복시키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구 대변인은 또 “북한이 위협적인 언동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수록 우리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더욱 압도적인 대응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