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와 관전 포인트는?
2019.06.20
앵커: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가운데 그 배경과 주요 의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홍승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중 우호관계 재확인과 한반도 비핵화를 주요 회담의제로 꼽았습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양국 간의 전통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다양한 대화와 교류 방안을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하노이회담 결렬로 미북 간 비핵화 대화가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대화를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미북 관계의 개선이 없다면 김 위원장이 목표로 하는 경제발전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할 것 같습니다.
북중 정상이 지난 4차례 정상회담에서도 대북제재와 비핵화 이행방안에 공통적인 입장을 표명해 왔고 시 주석이 19일 북한 매체에 낸 기고문에서도 ‘비핵화 협상 촉진자’로서 개입할 것을 예고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대화를 계기로 3차 미북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려는 시도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내외에 쌓인 문제들을 풀고자 시도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하노이회담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된 김 위원장이 다가오는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시 주석을 통해 3차 미북 정상회담과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대북제재가 여전히 유지되는 등 주민들에게 내세울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한 위상 회복을 꾀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과거 장쩌민, 즉 강택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즉 온가보 전 중국 총리 방북 당시처럼 이번에도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고 봤지만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그 틀 안에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박 책임연구위원은 또 북한과 중국이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운명공동체’, ‘한 집안 식구’ 등으로 양국 관계를 묘사했듯이 이번에도 이 같은 정치적 수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국면에서 중국이 북한을 대미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 읽히는 만큼 이에 맞춘 수사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중국이 이번 방북을 이례적으로 ‘국사방문’, 즉 국빈방문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과의 ‘당 대 당’ 특수관계를 정상국가 간 관계로 전환하고자 하는 속내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국제사회에서 보는 눈도 있고, 그래서 중국은 세계 주요 강대국이 됐기 때문에 북한과 정상국가 간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북한은 그것을 안 받아들이는 것이죠.
지난 17일 시 주석의 방북을 알린 기자설명회에 당 대 당 관계를 담당하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뿐 아니라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함께 나온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긴장이 완화된 국면이었기 때문에 시 주석이 방북을 결정할 수 있었다면서 북중 양국이 새로운 변수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는 시 주석까지 만남으로써 유사시에는 북중, 북러, 북중러 연대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고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