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북중접경지역을 가다③]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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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도시의 한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다.
북한 국경도시의 한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다.
RFA PHOTO/이은규

앵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에 대한 포괄적 경제제재가 취해진 지 3년을 맞았습니다. 연이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을 맞았지만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면서 대북제재 역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북중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직접 찾아 대북제재의 이행 실태와 제재 장기화에 따른 북한의 대응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3회에 걸쳐 마련한 RFA 심층취재, 오늘은 그 마지막 순서로 북중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편을 보내드립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단둥 현지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21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압록강 상류로 올라가는 도로에는 철조망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북중 간 밀무역이나 북한 주민들의 불법 도강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중국 경비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이 열려있는 철조망도 간간이 포착됐습니다. 단둥 현지의 사업가는 자유아시아방송 취재진에 “과거보다 압록강변 경비가 강화됐지만 이마저도 형식”이라고 말합니다.

단둥 현지 사업가: 허수아비에요. (철조망) 이건 형식이란 말이에요. 가위 가져와서 끊으면 끊겨요. (중국) 경비병이 총을 매고 있지 않는 이상 다 형식적입니다.

압록강 폭이 넓어지는 구역에 들어서야 철조망이 사라져 북한 지역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북한 의주군 청성구가 보이는 중국 도화도에서는 ‘하구경구’라는 관광지가 있어 관광용 요트, 즉 소형 범선을 타면 북한 지역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요트를 타고 다가간 북한 지역에는 이미 많은 눈이 내린 상황이었습니다.

산악지형인 이곳은 대부분 민둥산이었습니다. 30여분 간 둘러본 이 지역에서는 ‘산림애호’, ‘산림은 나라의 귀중한 자원’이라는 구호가 내걸린 곳에서만 상당수의 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날씨가 추운 탓인지 북한 주민들은 두꺼운 옷을 껴입은 채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의 주요 교통 수단은 자전거. 이들은 자전거를 타거나 자전거에 짐을 한가득 싣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손수레를 끌고 가는 주민들의 모습도 간간이 포착됐습니다.

취재진이 둘러본 북한 지역에서는 오토바이, 차량 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일부 건물에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북중 국경도시인 신의주와 단둥에서는 두드러지게 대비된 모습이 연출됩니다.

단둥 시내 곳곳은 오후 4시반 즈음부터 가로등과 건물 외벽의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하지만 신의주는 늦은 밤이 돼서야 불빛이 하나둘씩 드문드문 켜집니다.

과거보다 북한의 전력 사정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신의주의 전력 사정은 좋지 않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단둥 현지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취재진과 만난 북한 무역 인사는 북한의 전력 사정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인사는 “과거 전력 사정이 30%라면 현재는 60%, 70%까지 본다”며 “북한은 국경 쪽에 마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깜깜해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둥 주재 북한 무역 인사: 한국과 중국에는 원자력이 있으니까 그런 거죠. 북한은 석탄 몇만 톤을 사용해도 발전 설비가 구식이라서 그럽니다. 내가 남쪽 기업가 대표단에 말했습니다. 북한에 뭐 투자할까 자꾸 물어보지 말고 투자할 게 있으면 발전소에 투자하라고 말이죠.

신의주와 접한 압록강변에서는 북한 배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몇몇 선박에서는 용접을 하는 불빛이 새어 나옵니다. 수많은 북한 배들이 압록강변에 정박해 있었지만 움직이는 배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단둥 현지인은 “조류 시간이 맞지 않아 움직이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유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북한은 전력, 유류 등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남북 통일을 목적으로 북한을 연구하는 민간단체, 카스컨설턴시(Korea Analysis & Strategy Consultancy, KAS)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영상을 통해서도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의 상황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지난 8월 신도군 인근 서해에서 촬영된 것으로 두 척의 동력선에 3~4척의 소형 어선들이 줄에 매달려 조업을 떠나는 모습입니다. 카스컨설턴시 관계자는 “어선에 사용할 유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스컨설턴시 관계자: 물이 빠질 때 인력을 싣고 가는데 (북한)배들이 기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아끼려고 기름을 넣어 놓은 배 한 척에 여러 척의 배를 끈으로 매달아 나갑니다. 거기에 조개잡이하는 사람들을 태우는 겁니다.

북한 어민들은 동력선에 매달린 소형 선박을 타고 조업 현장까지 나갔다가 서해 물이 빠지면 배에서 내려 조개를 캡니다. 어민들은 조개를 캔 뒤 바닷물이 차오르길 기다렸다가 다시 동력선에 끌려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카스컨설턴시 측의 설명입니다.

반면 단둥은 늦은 시간까지도 가로등과 건물 외벽의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단둥 내 북한 식당들도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어놓고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차량들도 압록강변을 분주히 오갑니다.

단둥에는 북한을 오가는 정기적인 차편도 마련돼 있습니다. 현지인이 단둥의 조선여행사에 신의주 여행을 신청하면 비자, 사증 없이 곧바로 북한 신의주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취재진은 신의주에 여행객을 들여보내고 나오는 중국의 차량을 다수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조중우의교를 도보로 건너 단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상당수였습니다.

단둥 현지인은 “단둥에 택시나 버스 등 신의주로 가는 정기적인 차편이 있다”며 “단둥 내 조선여행사에 당일 여행을 신청해도 신의주를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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