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레이 북 외교관들 전원 철수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단교를 선언한 지 이틀 만인 21일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전원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동남아시아 전문 인터넷 매체인 베나르 뉴스(Benar News)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들과 그 가족 등 30여명이 현지시간 오전 11시 대사관을 떠났습니다.

이는 이틀 전인 19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의 단교 선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 출국할 것을 명령한 데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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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21일 대사관 앞에서 17일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BenarNews Photo

북한 외무성은 19일 말레이시아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을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사건을 이유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2019년 문 씨를 쿠알라룸푸르에서 체포했으며, 같은 해 12월 말레이시아 법원은 미국 인도를 승인했고, 이달 초 신병 인도 거부를 요청한 문씨의 상고를 기각해 이를 확정했습니다.

출국하기 앞서 김유성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최근 조치에 대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에 의한 반북 음모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히사무딘 후세인(Hishammuddin Hussein)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21일 북한 외교관 추방에 관한 성명에서 “이는 말레이시아의 주권을 보호하고,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말레이시아는 우리 사법권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으며, 우리 정부 제도를 무시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반함으로써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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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경찰의호위아래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공항에도착한김유성북한대사대리. /BenarNews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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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한 북한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 /BenarNews Photo

북한 외교관과 그 가족들이 이날 오후 4시 55분 말레이시아 발 상하이행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 관계는 2017 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 요원들의 사주로 암살된 이후 사실상 단절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