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②] 마자르 “비핵화, 미북 합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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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비핵화를 위해 같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합의문이라 이행까지는 또 다른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마이클 마자르(Michael Mazarr)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견해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그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주제 중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였습니다. 실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내용이 공동 선언문에 실리기도 했는데요.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마자르 연구원: 공동 선언문에 나온 '비핵화'의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합니다. 선언문에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삼고 협조해나간다는 말은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이행 사항이나 시행일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제시하는 비핵화의 조건이 무엇인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은 무엇인 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예상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한반도 내 미군의 핵무기 탑재 전투기나 군함 배치 자체를 금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기자: 비핵화에 대한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 이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마자르 연구원: 우선 남북한 외교관과 실무진들간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입니다. 동시에 미국 협상단이 한국, 중국 정부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이미 미국은 이 작업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기본적인 수준의 비핵화 합의만 가지고는 미북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두고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미북 간 핵 협상에 있어 어떤 난항이 따를 것으로 보십니까?

마자르 연구원: 북한이 최근 비핵화에 대해 입장을 바꾼 이유는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길 원하거나 실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건은 미국이 원하는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어쨋든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 조건으로 미국에 협상하자고 제의할 것이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또 다시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반 사람들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주장하는 비핵화에 대한 차이점을 잘 모르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마이클 마자르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