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폐기∙북핵 동결로 일부 제재완화 가능?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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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38노스가 공개한 2019년 4월 12일 영변 우라늄농축 공장의 모습으로 공장의 서쪽에 원통 혹은 선적용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사진은 38노스가 공개한 2019년 4월 12일 영변 우라늄농축 공장의 모습으로 공장의 서쪽에 원통 혹은 선적용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와 핵 프로그램 동결에 동의하면 일정 기간 석탄과 섬유 수출 관련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전문가들은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미북 양측이 폐기와 동결 관련 검증(verification) 절차에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11일 백악관 내 북한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전면 폐기(full closure)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complete freeze)에 동의할 경우 12∼18개월 동안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할 경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일부 유예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의 대북 제재법은 변경이나 예외 조항 적용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선임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정치적 합의(political consensus)로 관련국들의 동의를 얻으면 상대적으로 유예하기 쉬운 반면 미국 의회가 법적 절차(legal process)를 거쳐 시행하고 있는 대북 제재법을 무효화하고 일부 대북제재를 유예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새로운 법안이 필요한만큼 절차가 훨씬 복잡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의회가 법으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미국 대북 제재법보다 해제하기 더 쉽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er) 선임연구원 역시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사항을 전제로 일부 대북제재 유예를 제안할 경우 다른 주요 이사국들로부터 동의를 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공식적으로 비핵화 논의 진전을 위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다른 나라들 역시 미국의 제안에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반면 미국 의회가 제정한 대북 제재법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 유린, 사이버 범죄 문제 해결을 제재 해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 동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두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의회와 유엔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북한과의 비핵화 논의에서 이러한 제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미북 간 검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게 가장 큰 난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과거 북핵 6자회담에서 핵시설 폐기에 합의를 해놓고도 북한이 사찰단을 허용하지 않아 검증에 실패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와 모든 핵 프로그램 동결에 대한 검증을 놓고 미북 간 의견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요구하는 검증 절차를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전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큰 의문입니다. 북한은 언제나 철저한 검증을 거부해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 의회 역시 확실한 검증 절차에 대한 설명과 약속이 없는 한 일부 대북제재 유예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주요 핵시설과 핵 동결에 대해 일부 대북제재만 풀어주는 미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로버트 켈리(Robert Kelly) 한국 부산대 교수는 11일 정치외교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제재 유예 품목이 섬유와 석탄으로 한정되고, 이 역시 한시적이기 때문에 북한 측에 솔깃한 제안이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 측은 내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다급해지기를 기라뎠다가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켈리 교수 역시 이러한 협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검증을 위한 사찰이 필요한 데 북한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이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이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명백히 이 사실을 부인했고, 완전히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He categorically denied that. He said the report is completely 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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