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 사무차장 “미북, 실무협상서 협상안 적극 제시해야”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10.01
koreachair_forum-620.jpg 1일 브뤼셀 자유대학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원수(왼쪽부터) 전 대사, 린데 데스마엘레 연구원, 글린 포드 전 의원, 김동희 선임 연구원.
Photo courtesy of Twitter(@KoreaChair_EU)

앵커: 오랫동안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혀온 미국과 북한 양국이 마침내 오는 5일 실무협상을 갖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양국이 다시 1차 싱가포르 회담 이후로 돌아가 서로의 협상안을 재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원수 전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 고위대표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두번의 미북 정상회담 이후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미북이 서로 양보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창의적인 협상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벨지끄(벨기에)에 있는 브뤼셀 자유대학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 전 사무차장은 미국과 북한이 그 동안 서로에게 협상 교착에 대한 책임을 미루며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명 ‘웨이팅 게임(waiting game)’을 해왔다며 이번 실무협상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이어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원수 전 사무차장: 제가 주문하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내가 무엇을 제시하겠다고 하지 말고 서로 협상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창의적으로 생각해서 갖고 오는 자세가 바람직한데 그건 실무협상에 마주 앉아봐야 알겠지만 아직도 서로 ‘웨이팅 게임’을 계속할 가능성이 걱정이 됩니다.

그 동안 미북협상 진행 상황으로 봤을 때 미북이 서로 상대방이 내놓는 제안을 먼저 듣고 나서 다음 단계를 밟길 원할 것이란 게 김 전 사무차장의 설명입니다.

김 전 사무차장은 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두가지 과정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신뢰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따라서 양측 모두 유연한 자세로 여러 번에 걸쳐 실무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50차례 이상 방문한 유럽 내 북한 전문가, 글린 포드 전 유럽의회 의원은 곧 열리는 미북 실무협상이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을 재확인하는 단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행사에 동석한 포드 전 의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실무협상에서 싱가포르 합의문을 바탕으로 이를 좀 더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드 전 의원: 최종 합의문은 아니지만 합의문 이행사항이 구체화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올해보다는 내년 정상회담이 열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습니다.

포드 전 의원은 또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 뿐 아니라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럴 경우 과거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와 같이 협상 당사국인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지원 비용에 대한 부담을 나누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포드 전 의원은 진단했습니다.

당시 북한 경수로 사업에 드는 총 비용의 70%를 한국이 부담하고 나머지 중 일본이 20%, 유럽연합(EU)이 10%를 부담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한편 브뤼셀 자유대학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김동희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이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제한적이지만 미국이 북한과의 관여를 원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달래려는 접근을 하는데 한국 정부의 도움은 필수적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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