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 옥수수 생산, 지난해보다 더 악화”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10.09
corn_watering-620.jpg 지난 5월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황해남도 배천군 수원농장의 농부들이 밭에 물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올해 북한 옥수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1년 이후 최악의 흉작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10퍼센트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함경북도, 량강도, 그리고 평안남도 현지 농장에서 조사했는데, 아주 나빴던 작년보다 금년이 더 농사가 잘 안됐다고 농장원들이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저희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들이) 주로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장을 직접 방문했는데 대부분 작년보다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농장원들이 이야기 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고온과 가뭄으로 인한 흉작으로 북한 당국이 유엔 국제기구에 식량지원을 요청했던 지난해보다도 올해 식량 작황이 더 나빠질 전망이라 북한 당국이 정한 국가계획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해남·북도를 제외하면 북한에는 경사지가 많아 백미보다는 옥수수 재배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농장에서도 생산량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황해도에서도 9월 중순 태풍 영향으로 인한 피해로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다만 량강도 등 일부 지역에서 감자 작황은 좋아 쌀이나 옥수수 대신 감자를 배급으로 제공하기도 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최우선 주력사업으로 추진하는 강원도 원산 관광 특구와 단천 수력발전소, 량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 등에 농촌 주요 노동력을 차출한 데다 대북 경제 제재로 영농 자재가 턱없이 부족해 지난해보다 더 작황이 악화된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한마디로 말하면, 2019년 금년은 김정은 정권에서 농업을 잘 하라고 말하면서도, 전체 정책 중에서 농업을 경시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저는 듭니다. 농사를 제쳐두고 관광 특구와 수력발전소 건설에 집중하라는 이런 정책(지시)이 내려 왔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농사에 악영향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농업 생산량이 떨어지면, 외국 특히 중국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가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북한 당국이 비료와 농약 등 영농자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가뭄과 지력쇠약으로 농업 생산성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그는 7월 중순까지 적어도 두 번은 거름을 줘야 하는데 필요량의 절반 정도 밖에 뿌리지 못해 옥수수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화학비료 장기 사용으로 산성화된 토지에 옥수수만 계속 심으라는 당국의 지시로 지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콩이나 감자 등으로 돌려짓기를 해야 하는데 농장이 아닌 당국이 어떤 작물을 심을지 결정하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힘들게 농사 짓고도 국가계획에 따른 지나치게 높은 과제 할당량을 채우기에 급급한 농민들이 생산량 감소로 인한 타격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평양시민, 관리, 군대 등 국가가 우선적으로 식량을 배급하는 조직이나 지역을 위해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 스웨덴 즉 스웨리예에서 열린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첫 공개활동 장소로 ‘당중앙 시험농장’으로 알려진 농업 현장을 찾았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 농장에서는 특히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도 많은 소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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