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도 코로나19 비상…“북핵 관심 저하 불가피”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20.03.19
US_Capitol_west_side-620.jpg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 건물.
Photo courtesy of Wikipedia

앵커: 미국 내 코로나19,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확산 사태가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의회 및 정부 부처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총동원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논의와 관심 마저 점점 더 사그러들고 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2천명 가까이 급증해 19일 정오 기준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국 50개주를 비롯해 미국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DC 등 미국 전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150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18일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코로나19 물자 공급 확대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는 등 코로나19 대처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 입니다. 연방 상원은 18일 코로나19 무료검사, 유급병가, 취약계층 식품 지원 등을 포함한 긴급 예산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의회에서도 코로나19 관련 법안을 우선적으로 신속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회에 계류중인 북한 및 한반도 관련 법안은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나게 됐습니다.

또한, 연방 의원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소식도 이어지면서 의원들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연방 의회에서는 처음으로 마리오 디아스-벌라트(공화, 플로리다) 하원의원이 18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감염증 양성반응 결과를 공개했고, 곧이어 벤 맥애덤스(민주, 유타) 하원의원 역시 이날 코로나19 검사 양성반응 사실을 전했습니다.

이밖에도, 코로나19 감염자 접촉을 이유로 현재 자가격리에 들어간 연방 의원도 10명 이상으로 앞으로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상·하원에서 한반도 관련 사안을 주로 다루는 외교·군사위원회 청문회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계획대로 개최될지 미지수입니다.

일단,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다음주 미 해군 항공모함과 관련해 개최 예정이었던 청문회는 전격 연기됐습니다. 하원 외교 및 군사위원회는 각각 지난 11일과 12일 이후부터 청문회 일정을 잡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퀸시 인스티튜트의 제시카 리 동아시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정부가 현재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인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 의회 및 정부의 관심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리 선임연구원: 어제(18일) 미국 의회에서 코로나19 검사, 유급휴가 등을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런 조치들이 현재 북핵 문제에 의미하는 바는 미국 정부에서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 등 북한 핵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이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천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됐던 만큼,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관심도가 설사 높아진다 해도 코로나19에 취약한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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