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소가 평양 순안 국제공항 인근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핵위협방지구상(NTI)'과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1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유는 무엇인지,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기록적으로 많은 미사일을 발사한 2022년.
미 워싱턴DC 안보 비영리기구인 ‘핵위협방지구상(NTI)’과 미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는 16일 지난해 62건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추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37건이 성공했고, 5건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공이나 실패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은 20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핵위협방지구상과 제임스마틴비확산연구센터는 탄도미사일 발사 장소도 분석해 보여줬습니다.
눈에 띄는 곳은 평양 순안 국제공항 인근 지역.
18발이나 발사됐습니다.
지난해 다른 여러지역에서는 대부분 1건이나 2건, 일부지역에서 3~4건 발사에 그쳤습니다.
과거에는 달랐습니다.
2017~2021년 5년간 이곳에서 발사된 건수는 2건에 불과합니다.
5년간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는 6건, 서해 위성발사장 5건, 연포비행장에서 3건 발사된 것에 비하면 적은 횟수입니다.
이렇게, 지난해 평양 순안 국제공항 인근 장소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가 집중된 것에 대해 미 군사전문가인 랜드연구소(Rand)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곳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대형 시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시설 내 고층건물은 어떤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시설과 연결된 넓은 도로망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크기이며, 이 도로는 주변 대형 지하시설물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 민간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에 따르면, 이 시설은 2016년 중반부터 건설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이 시설은 평양 미사일 부품 생산공장과 아주 가깝습니다. 미사일은 이륙할 때 폭발할 위험이 있고, 전에 북한은 이것에 대해 조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설을 생산 공장과 매우 가까이 두고 싶어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해 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영웅 칭호를 부여하고 메달과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양 순안 국제공항 인근에 위장용 미사일을 여러 개 배치해두고, 이동식발사차량을 사용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다른 나라에서 진짜 미사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사일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