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핵무인수중공격정, 기존 잠수정 원격조정한 듯”
2023.03.27
앵커: 북한이 공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은 북한의 기존 잠수정을 원격조정한 것으로 한미 해군에 쉽게 탐지될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협이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참은 27일 북한이 공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실체에 대해 한미의 분석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그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무인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는 동향은 있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개발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4일 ‘수중 핵무기’를 완성해 최종 개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함경남도 이원군 앞 동해 해안에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 깊이로 59시간 12분간 잠항해 23일 오후 적 항구를 가상한 흥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했으며 시험용 전투부가 수중 폭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핵탄두를 장착한 수중 드론을 물속에서 폭발시켜 방사능에 오염된 ‘핵쓰나미’로 적에게 타격을 가하는 무기로, 북한은 당시 이 무기가 ‘핵무인 수중공격정 해일’로 명명됐으며 “지난 2년간 50여차례의 최종단계 시험을 거쳤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말하는 핵무인수중공격정은 북한의 기존 잠수정(midget submarine)에 원격조종장치를 설치한 것에 불과할 거이라며 한국 합참의 평가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무인항공기에 설치하는 원격조정장치와 비슷한 것을 잠수함에 설치하는 겁니다. 항공기보다 다소 복잡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은 이 잠수정에 핵무기를 탑재해 원격조정으로 목표지점에 가서 폭발시키는 식일 거라며 이 잠수정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영해에 들어오면 한미 해군에 쉽게 탑지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속도가 빠르고 소음이 적은 핵추진 잠수함 혹은 수중 드론이 아니라면 한미 해군의 대잠수함 능력으로 발견해낼 수 있다는 게 베넷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러시아의 핵추진 잠수함 혹은 수중 드론과 같은 기술 역량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잠수정에 대한 원격조정능력도 검증이 되지 않아 수심이 낮은 서해에서는 원격조정 잠수정이 해저 바닥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이 잠수정은 수심이 깊은 동해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이뤄졌다는 북한의 이른바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이 동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지목했습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과거에도 우라늄에 기초한 핵무기 프로그램, 수소핵폭탄 등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쓰나미’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정치선전(propaganda) 목적인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국 합참의 평가처럼 이 시험을 과장 및 왜곡하는 이유는 한국과 국제사회에 두려움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 가운데 자체 핵보유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부각시켜 이를 반대하는 미국과의 사이를 벌려놓으려는 것이라게 맥스웰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핵무인수중공격정’에 대한 한국 합참 평가와 관련해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말 외에는 다른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라이더 대변인은 북한의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시험과 관련해 분석이 마무리되지 않은 듯 "현재로선 북한의 보도자료 내용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