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전술핵탄두 성능확인용 핵실험할 것”
2023.03.29
앵커: 북한이 자신들이 공개한 전술핵탄두가 예상수치대로 폭발력을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핵문제에 정통한 서구 정보소식통을 만났는데 북한이 핵탄두 성능 확인을 위한 최종핵실험을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정보 소식통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핵탄두가 예상한 수치의 폭발력을 내도록 디자인(design)하는 작업이 오래 걸려서라고 전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가령, 핵탄두가 30 킬로톤(kt.)의 폭발력을 낼 것으로 디자인했는데 5 킬로톤만 나오면 실패라며 북한은 28일 사진으로 처음 공개한 전술핵탄두가 디자인한대로의 폭발력으로 정확히 폭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킬로톤은 핵폭탄의 위력을 나타날 때 쓰는 단위로 1킬로톤은 티엔티 화약 1천 톤의 폭발력에 해당합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이 탄두가 디자인한 대로 폭발력을 내는지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는 이것이 문제되지 않았지만 이제 북한 당국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후 달라졌다며 북한 핵과학자들은 미사일을 통해 발사되는 핵탄두가 예상한 만큼의 폭발력이 나온다는 것을 북한 군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핵탄두가 원하는 폭발력을 내도록 하기 위해선 정확한 디자인으로 정교히 제조돼야 하기 때문에 핵과학자들은 핵탄두 제조를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도 핵무기를 제조할 때 핵실험을 천번 이상 했다며 일부 디자인이 잘못돼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을 계속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지난 6차례 핵시험은 200 킬로톤 이상의 큰 폭발력을 보였는데 이보다 작은 폭발력의 전술핵으로 사용하려면 핵탄두 디자인을 바꿔야 하고 또 그것이 정확히 폭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군사적인 목적 외에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도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수퍼 전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소련도 자신들의 핵무기를 계속 현대화하면서 수천번의 핵실험을 했다며 북한도 그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핵실험을 다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한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지난 6번의 핵실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인도와 파키스탄도 6차례 핵실험만 했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핵폭발 초기단계인 내폭에 관한 실험(Hydrodynamic Test) 등을 했다며 이를 통해 핵탄두 디자인과 핵탄두 소형화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면 다탄두 디자인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 핵실험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