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재로선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대북 억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23일 미국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안보 토론회에서 북한이 부시 행정부 말기엔 약 6개-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지금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지난 미 행정부들이 뭘 잘못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해들리 전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1천500명의 미 특수부대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제거했고, 2003년 3월과 4월엔 이라크 정부를 무너뜨렸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이 두 전쟁은 이슬람테러단체인 알카에다을 제거하고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정당화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후 2003년 리비아 카다피는 스스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했고, 이란은 공개된 우라늄농축프로그램 개발을 중단했다며 이것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자신이 다음 차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습니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북한도 그렇게 이해하고 이후 6자회담에 참가해 2005년 9월 무기화된 핵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협정에 합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오랫동안 발이 묶이면서 이란과 북한은 미국이 핵확산을 막는데 사용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결론 짓고 북한의 경우 2005년에 합의한 핵협정을 파기했다고 그는 분석했습니다.
해들리 전 보좌관: 우리는 지렛대를 잃었고 (이란과 북한이라는) 두마리 고기를 놓쳤습니다. 그 결과 지금 암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헤들리 전 보좌관은 이날 행사 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별도로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것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 제안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강력한 대북억제가 최선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비롯해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빅터 차 전략국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북핵 문제는 지역 문제라며 과거 6자회담처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해 다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아시아 보좌관을 역임한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도 이날 토론회에서 북핵은 한국과 일본의 핵보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문제라며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