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찰위성 발사, 대북정책 변화 압박 노림수”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3.05.30
“북 정찰위성 발사, 대북정책 변화 압박 노림수”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6일 딸 주애와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

앵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발사체가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습니다. 북한은 빠른 시일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계속해서 위성 발사를 추진하는 정치적 의도는 무엇일까요? 자민 앤더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3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기술적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발사를 강행한 것을 시인한 겁니다.

 

북한이 2차 발사에서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시키더라도, 탑재된 카메라의 해상도 등 기술 수준은 미흡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북한은 그럼에도 왜 수천억 원을 들여 또다시 정찰위성을 발사하려고 할까? 전문가들은 그 이면에 깔린 정치적인 의도를 지적했습니다.

 

북한 권력체계 전문가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전략은 한미일 동맹을 압박해 외교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이 현 시점에서 실제로 (한국, 미국과) 접촉을 원하는 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미 북한은 한미일 동맹에게 북한의 무기와 핵 프로그램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아주 제한된 선택지 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데에는 북한과 관여하지 않는 한국과 미국 때문이라는 주장을 강화하며, 한미일을 압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또한 한미일 동맹의 분열과 대북정책의 변화를 이끌어오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한미일 동맹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맹이 북한의 무기 개발을 둔화시키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패권 경쟁에서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게 특정한 영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 군사력과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 역시 주요한 정치적 의도라고 꼬집었습니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정권은 이미 한국의 우주 능력이 매우 앞서있음에도 세계에 북한이 한반도에서 더 강력한 국가(the stronger Korean state)로서 동맹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인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또한 만약 발사가 어느정도 성공적이라면, 북한은 승리를 선언하며 그들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 업체 LMI의 수 김 정책실무 책임자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핵 위협의 지속성을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정찰위성 발사는 북한의 역내 군사적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라는 분석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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