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자료부족으로 ‘식량위기국’서 7년간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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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이 식량실태에 대한 자료 부족을 이유로 북한을 '식량위기국' 명단에서 7년 연속 제외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하는 ‘세계 식량 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Food Crises)가 24일 발표한 ‘2024 세계 식량위기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극심한 식량 불안’(acute food insecurity)을 겪는 세계 인구는 59개국, 2억 8천100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는 2022년(2억 5천800만 명) 대비 13%나 증가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극심한 식량 불안’이란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생명이나 생계가 즉각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북한은 FAO에서 세계 각국의 식량생산 및 식량안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온 ‘세계식량정보 및 조기경보체계’(FAO-GIEWS)가 2023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외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식량난 충격’(faced shocks)에 직면한 국가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애초 북한을 포함한 73개국이 ‘잠재적 식량 위기 국가’(Potential food crises)에 포함됐지만, 북한에 대한 자료가 확인되지 않거나 이에 상응하는 추정치를 산출하기 위한 자료 및 증거가 불충분해 ‘식량위기국’ 명단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은 모든 세계 식량위기 보고서에 포함됐지만, 지난 7년간 심각한 식량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식량 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는 앞서 지난 2017년 첫 보고서 발표 당시에만 북한에 대한 식량부족 자료를 추정치로 작성해 식량위기국에 포함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아울러 “북한이 식량생산량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2020년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곡물 및 비료 총수출은 2019년 증가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부는 2023년 식량 생산 목표의 103%를 달성했다고 밝혔다”면서도 “공공 배급 시스템과 식량 가격, 비료, 개량종자, 농업 장비, 농기계 등 농업 투입재의 가용성에 대한 검증된 자료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연구위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와 통화에서 북한이 식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는 않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첫 번째는 이제 고난의 행군처럼 식량 사정이 힘들지 않은 것 같다고 볼수가 있고, 두 번째는 정치적인 어떤 판단이 있으니까 공개를 하지 않는게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한편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문제와 수단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을 전 세계 식량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조진우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