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한국 초토화 능력 없어”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3.08.31
미 전문가들 “북 한국 초토화 능력 없어” 북한군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응한 전군지휘훈련을 29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

앵커: 북한이 전술핵타격으로 한국을 초토화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핵무기로 한미를 위협하는 강압적 선전에 불과하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는 8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 전군지휘훈련에서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전술핵타격전략을 공개한 것은 자기 기억에 처음이라며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이것은 실제 작전계획이라기 보다는 정치선전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렉슨 차관보: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선제공격하는 것은 자살을 하겠다는 겁니다. (미국의 핵무기반격 등으로) 북한 파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 틸러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한국 지도를 펴놓고 특정 장소를 지목하며 전술핵타격전략을 밝힌 것은 한미연합훈련과 그 위력에 대한 반발인 동시에 이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을 전술핵무기로 초토화화겠다는 발언은 허무맹랑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한국을 초토화할만큼 충분한 전술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으로 공격할 장소들을 나열한 것은 미 국가정보국 소속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지난 6월에 공개한 ‘북한: 2030년까지 핵무기를 활용하는 시나리오’에서 지적한 것처럼 핵무기를 앞세운 강압적인(coercive)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당시 국가정보국은 북한이 2030년까지 핵무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잠재적으로 비핵 살상 공격을 포함한 강압적인 전략을 계속 추구하는 것인데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둘째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무력 사용을 통해 영토를 점령하고, 한반도에 대한 정치적 지배력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첫번째 강압적인 행동 가능성 보다는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셋째는 강압적인 전략을 포기하고 방어 전략을 따를 가능성인데, 이는 매우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강압적인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핵무기로 강압하는 것이 효과적이 되려면 위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핵무기로 한국에 방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겁니다.

 

그는 전술핵무기가 공중이 아니라 지상에서 터질 경우 방사능 낙진 범위가 훨씬 커진다며 이 경우 방사능 낙진이 북한 측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런 위험까지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정책 전문가인 토비 달톤 선임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반도와 같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에서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다면 심각한 방사능 낙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방사능 낙진이 바람을 타고 북한 측으로 갈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전술핵무기로 한국을 초토화하는 전략을 밝힌 것과 관련해 북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한다는 미국의 공약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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