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성발사장서 차량 움직임…발사 임박 동향은 ‘아직’
2023.09.28

앵커: 북한이 10월 중 정찰위성의 3사 발사 시도를 예고해둔 가운데, 최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차량 움직임 등 활동이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 발전과 전략적 움직임으로 위성사진으로 발사 준비 정황을 파악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정찰위성발사 3차 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은 10월 중 3차 발사 시도를 예고해 놓은 상태인데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에 우주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중심으로 (발사)날짜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플래닛 랩스가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 22일, 2대의 차량이 발사장으로 향하는 모습과 새 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발사대에서 발사를 준비하는 특이 동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한반도 안보전략 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위성사진을 통한 사전 감시를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성학 연구위원: 위성 사진은 낮에 촬영되니까, 해 지거나 흐릿할 때 (발사 준비) 활동을 하면 사진에 찍히지 않아요. 밤에 발사 준비를 하면 어두워서 실수할 수도 있죠. 근데도 북한이 일부러 어스름할 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상업위성은 오전 10시 반 쯤 북한 상공을 지나며 서해 동창리 부근을 촬영하고, 첩보위성은 가시성이 확보된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이라면 언제든 촬영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이를 피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2차 발사를 각각 오전 6시27분경과 3시 50분경에 단행했습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쉬멀러 선임연구원 역시 최근 RFA에 “10년 전, 20년 전처럼 북한이 로켓 발사를 할 때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보를 미리 획득하고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위성사진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1차 발사 약 1주일 전에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사진에 이동식 구조물을 덮은 파란색 지붕이 포착됐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 준비 단계를 외부 세계에 들키지 않기 위해 급히 지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는 10월 초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실시간으로는 준비 동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또한 북한이 최근 미사일 발사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도 추적을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액체연료를 사용했을 때는 미리 발사체를 세워놓고 연료를 주입하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을 피할 수 없었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짧은 시간 안에 준비를 완료하고 발사까지 마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성학 연구위원: 전에는 준비 작업이 많이 필요해서 며칠 걸렸습니다. 액체연료를 사용할 때는 며칠 걸렸거든요. 액체연료를 주입하느라. 발사대에 발사체를 거치하고, 암(arm)이라고 부르는 거치대가 열렸다, 닫혔다 판독하고 했습니다. 근데 요즘은 그런 게 없이 전날에도 아무 동향이 없다가 새벽에 발사를 하고 있습니다. 고체연료를 개발하고, 고체연료로 바뀌니까 즉각 장착하고 바로 발사해버리는 겁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액체연료는 발사 준비에 30일 이상 소요되는 반면, 고체 연료는 7일 미만이 소요됩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27일 북한의 3차 발사 징후에 대한 RFA의 질문에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차 발사 실패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답변으로 대신했습니다.
당시 라이더 대변인은 “(북한이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해 상황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