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위성 전문가 “북, 정찰위성 발사를 민간 우주사업으로 위장”
2023.06.01
앵커: 북한이 지난달 31일 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이례적으로 실패를 인정하고 사진까지 공개했는데, 미국의 위성 전문가는 북한이 민간 우주 사업처럼 보이기 위해 이를 공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위성전문가인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하고 사진까지 공개한 것에 대해 “군사용이 아닌 민간 우주 프로그램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북한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미사일과 로켓 실험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북한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그것이(정찰위성 발사) 민간 우주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납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주 발사에는 경고를 하지만 군 미사일 실험에는 경고를 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 발사 이후 2시간 만에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했던 정찰위성의 발사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했지만, 1일 오후까지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다른 대내 매체에서는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성명을 내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에 위성 발사 금지는 주권 부정이라며 추가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새로운 발사장에서 이뤄졌다면서, 기존 발사장에서 차량이 정렬되는 등 많은 움직임이 포착된 만큼 조만간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기존 발사장에서 많은 활동들이 있고 그 활동들 중 일부는 과거에 위성 발사가 있었을 때의 활동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위성 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겠지만, 조만간 어떤 형태의 발사가 또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그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서 그간 진전을 보여왔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발사 실패에 놀랐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우주 사업을 발전시키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우주 발사체 발사 초기에 미국, 중국, 유럽 등도 많은 문제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최근 한국도 누리호 위성의 두차례 실패 후 성공했고, 영국도 본토에서 발사했던 첫번째 인공위성 발사가 실패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북한 군대가 세계의 다른 지역들을 볼 수 있기 위해서”라며 “정찰위성은 북한에게 한국과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현재 북한이 쏜 위성운반로켓의 낙하지점에서 잔해물 수색·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실제 위성을 인양할 수 있다면 “북한 기술에 대한 매우 자세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만약 로켓과 위성이 온전하다면 분석가들에게 이 로켓과 위성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기술의 종류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특정 부품들이 북한 내부에서 생산된 것인지, 아니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해외에서 들여왔다면 현재 대북제재 위반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다만 매우 높은 높이에서 바다로 졌기 때문에 위성이 온전한지는 불분명합니다.
특히 위성을 확보한다면 카메라 해상도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면서 “위성을 복구할 수만 있다면 북한이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을 때 무엇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시험에서 공개한 사진의 해상도가 ‘조악한 수준’이라는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에 대해서 "누가 830초에 지나지 않는 1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며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