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러시아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다는 백악관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북한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과 유사해 보이는 미사일 잔해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일 로이터통신에 공개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 사진입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주거용 건물이 크게 파손된 모습인데, 지난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미사일생산공장을 방문해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비슷해 보입니다.
KN-23은 북한이 러시아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모방해서 만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목표지점에서 저고도 비행 중 급상승 등 변칙 기동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에 나타난 미사일 외형이 ‘KN-23’과 유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당 사진의 미사일 잔해와 KN-23/24형은 매우 유사한 외형이라면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가 아닌 북한제 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요 유사점은 고체 로켓 모터의 상단과 미사일의 하단 부분"이라며 "고체 로켓 모터의 상단에는 기폭제를 담기 위한 볼트로 고정된 판이 있는데 숫자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체 로켓 모터 상단에는 KN-23/24에는 20개의 볼트가 원을 따라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는 반면, 이스칸데르에는 18개의 볼트가 3개씩 6세트로 묶여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의 잔해는 20개의 균등한 볼트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것은 KN-23, 즉 북한이 화성-11A로 부르는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수량을 고갈시키지 않고, 심층 타격 능력을 확장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RFA와 통화에서 이에 대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라면서도 “과연 북한의 미사일이 얼마나 정확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포탄이 정확하지도 않고 자주 터졌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탄도미사일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이 미사일을 잘 발사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이것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떨어지는지는 잘 모릅니다.
앞서 백악관은 4일 지난해 12월 30일 러시아가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자포리지야로 발사했고, 2일에도 우크라이나로 여러발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일 발사된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지만, 사진에 따르면 하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이 북한제 ‘KN-23’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르키우 지역 올레흐시니에후보우 주지사가 러시아에서 생산되지 않은 미사일이 12월 말과 1월 초 하르키우 지역으로 발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 미사일의 자세한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개한 자료 사진에는 ‘KN-23’의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아울러 5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한국 군 관계자의 발언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탄도미사일이 KN-23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KN-23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민간시설을 파괴한만큼 향후 민간인 살상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커비 조정관 : 러시아가 추가적으로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해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무고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살상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제공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900km에 이릅니다.
한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7월 정전협정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했을 당시 ‘무장장비전시회-2023’ 전시회장에서 유심히 KN-23관련 자료를 보는 모습도 포착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